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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우소나루 또 '기행'…코로나 속 오토바이 행진|아침& 세계

입력 2021-05-26 08:46 수정 2021-05-2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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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또다시 이해할 수 없는 기행으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데도 방역 수칙을 무시한 채 수백 명의 지지자와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습니다. 지난 23일 브라질 제2의 도시로 꼽히는 리우데 자네이루의 한 도로를 수많은 오토바이가 줄을 지어서 달립니다. 이 행렬을 이끈 사람은 다름 아닌 보우소나루 대통령입니다. 지지자 수백 명과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습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의 대규모 집합 금지 지침을 어겼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지지자 대부분은 마스크도 쓰지 않았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도시 상파울루에서도 오토바이 행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행진이 끝나고 대규모 지지 행사도 열렸습니다. CNN 방송에 따르면 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이날 지지 행사에는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전 보건장관도 참석해 논란을 더욱 키웠습니다. 파주엘루 전 장관은 현역 군 장성 출신 비전문가로 올해 3월까지 보건장관 직을 수행하면서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입니다. 브라질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실책을 덮으려 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사에 참가한 지지자들은 여전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지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 :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자유를 되찾는 것이고, 조국을 되찾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방역 지침을 어겨 가면서 대규모 오토바이 행진을 벌인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를 기록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데 비상식적인 기행을 감행한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행진이 펼쳐진 도로변 아파트의 주민들은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냄비를 두드리는 시위도 벌였습니다. 브라질 전역에서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반정부 시위자 :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보우소나루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이 같은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유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최근 대선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 가톨릭대 중남미 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예전에도 몇 차례 살펴봤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번에는 마스크도 쓰지 않았고요. 수백 명의 지지자와 함께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오토바이 행진에서 독재는 봉쇄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지방정부라면서 국민의 힘을 보여달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대통령은 현재 소속 정당이 없고요. 그래서 의회 내 지지기반이 없는데다가 또 국민들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크기 때문에 지지층의 결집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가장 큰 지지기반 중 하나는 군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은 전문성이 부족한 군인들을 내각에 참여시켰고요. 군의 정치적 입장 표명을 계속 요구해 왔습니다. 이번 오토바이 행진에 3성 장군인 전 보건부 장관이 같이 나온 것을 보면 현역 장관이 지지하는 대통령 또 군 통수권자는 대통령 본인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대통령이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에 대한 군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국민 여론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국정수행 평가나 룰라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 결과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4%고요. 취임 이후에 가장 낮습니다. 특히 군과 더불어서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개신교에서도 지지율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개신교 복음주의자를 대상으로 한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이번 달에 38%까지 떨어졌고요. 코로나 재확산 대응실패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룰라 전 대통령은 이데올로기와 상관없이 전현직 유력 정치인들과 반보우소나루 세력을 형성 중에 있고요. 누구와 대결하더라도 대선 결선투표에서 상당한 표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와서 재선을 목표로 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한 브라질 정치권의 압박도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브라질 군이 지지행사에 참석한 파주엘루 전 장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어왔고요. 코로나19 국정조사위원회는 오토바이 행진을 허용한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를 증인으로 부르겠다 이렇게 밝힌 상황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다시 힘 있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지금까지 120건의 탄핵 요구가 접수됐는데요. 탄핵 개시 권한이 있는 하원의장이 팬데믹 시기에 탄핵은 부적절하다면서 탄핵요구서를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탄핵 요구는 정치권을 넘어서 지식인, 예술인, 종교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고요. 오토바이 행진 이후로는 주요 도시마다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또 현재 상원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국정조사에서 연방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백신 조기 도입이 실패한 것을 비롯해서 정부의 실책이 계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대통령이 져야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원의장에게는 탄핵 개시 요구 압박이 될 수도 있어서 국정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려온 보우소나루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걸었던 실패의 길 역시 그대로 따라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당장의 탄핵 국면을 가까스로 벗어난다고 해도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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