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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여야, '노무현 정신' 강조

입력 2021-05-24 19:30 수정 2021-05-24 19:33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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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어제(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있었죠. 여권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노무현 정신' 계승을 강조했는데요. 다만, 정치적 이해에 따라 '방점'은 달랐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여도 야도 '노무현 정신' 계승 >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 어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2주기였는데요. 여권 대선주자들은 한목소리로 그 희망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상징하는 문구죠. 이재명 경기지사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스스로를 "수많은 노무현 중 하나"라고 칭하며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반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사람 사는 세상"에 무게를 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로 계승한 '노무현의 꿈'을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겁니다. '공정'과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두 사람의 대선 '브랜드'이기도 하죠? 정세균 전 총리는 '노무현 정신'을 '검찰개혁'으로 풀었습니다. "당신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세력이 '반칙과 특권'으로 발호하려 한다"며 "대한민국의 검찰공화국 전락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세상을 바꿔야만 온다"면서 말입니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건데요. 정 전 총리는 "검찰개혁의 몸통은 윤 전 총장"이라며 "소름끼칠 정도로 가혹한 검찰의 칼날이 윤 전 총장의 가족 범죄엔 솜사탕처럼 달콤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어제 추도식엔 국민의힘 지도부도 참석을 했는데요. 국민의힘 역시 '노무현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좀 더 개방적인 통 큰 소통과 진영 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에 고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은 노무현 정신 가운데 '통합'에 방점을 찍은 건데요. 이른바 '서진정책'에 힘을 쏟고 있죠? 최근 광주와 구미, 봉하마을과 부산을 잇따라 방문하며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국정당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노무현 정신'을 앞세워 현 정부에 날을 세운 야권 인사도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특권과 반칙의 주체이자 몸통이 됐습니다.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이 정권의 무능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 잡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노무현의 못다 이룬 꿈을 계승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노 대통령의 꿈을 망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자 눌린 돼지머리가 웃을 일입니다.]

안철수 대표도 과거 여러 차례 봉하마을을 참배했었죠. 방명록에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이런 말을 했죠? 여든, 야든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하는 건 좋다. 다만 "노무현 정신을 들어서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공박하는 데 쓰지만 않았으면 한다"고 말입니다. 아마도 누군가를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듯싶습니다.

< 윤석열, 이번엔 7월 등판설…최재형·김동연 '플랜 B' 준비? >

[구지가(龜旨歌) :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가야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구지가'인데요. 요즘 정치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딱 이 거북이 신세입니다. 유력 대선주자지만 '대선 공부'를 이유로 두문불출하고 있는데요. 정치권에선 빨리 '머리를 내어라' 성화입니다. 여권에선 '검증의 날'을 갈고 있죠?

[이재명/경기지사 (지난 20일) : 소비자는 내용물을 보고 판단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요즘은 포장지밖에 못 봐서 제가 내용이 뭔지 전혀 모르겠어요.]

"검찰개혁의 몸통"이다, "꼬리곰탕 한 그릇 먹고, BBK 수사를 덮은 특검팀"이다, '검사 윤석열'을 향한 파상공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이 다른 마음을 먹을까 걱정입니다. '제3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죠? 당내에선 '너무 간을 보는 거 아니냐"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특히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말입니다.

[나경원/전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21일) : 윤석열 전 총장 문제는 그만 물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우리 당의 다른 후보들도 많으신데, 이 1명 후보에 관한 이야기만 자꾸 물어보시면 다른 후보들 섭섭하세요.]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는 이유, 여러가지 설이 나오고 있는데요. 총장직 사퇴 뒤 바로 정치에 뛰어드는 게 부담일 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거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 추측이 난무입니다. 등판 예상 시기도 제각각입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이 정치적 기점이 될 거란 관측입니다. 일부에선 원래 검찰총장 임기였던 7월 24일까지는 잠행을 계속할 거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늦어지면서 답답하다, 피로감만 쌓인다는 비판도 있죠? 윤 전 총장의 측근은 대권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면, 시원하게 할 사람이라며 8년 전 국회에서 있었던 일을 소환했습니다.

[윤석열/당시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다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조영곤 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냐. 야당이 이걸 가지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용을 하겠나. 정 하려 그러면 내가 사표 내면 해라.]

윤 전 총장이 등판할 때가지 잠자코 기다릴 수 없는 분도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이른바 '종속변수'로 얽혔죠? 무소속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 의원은 본인이 먼저 복당을 하면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거란 지적에 대해 이렇게 응수했습니다.

[홍준표/무소속 의원 (음성대역) : 당내 경선도 겁을 내는 사람이 어떻게 더 험악한 본선에 나가려 합니까? 북한산도 못 올라가는 사람이 에베레스트 가는 것하고 똑같은 겁니다.]

그런데 원인 분석이 조금 다른 듯도 싶습니다. 당내에서 홍 의원 복당을 '종속변수'라고 한 이유, 윤 전 총장이 홍 의원과의 경쟁을 꺼려서가 아니라 홍 의원의 '강성 보수' 이미지 때문이죠? 홍 의원과 달리, 당에서 독립변수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나경원/전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동연, 최재형 다 오셔야 됩니까, 이분들. 다 모실 생각이세요?) 저는 당대표가 되면 다 만나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후보들을 자꾸 민주당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그분들은 이미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한마디로 저항하거나 각을 세우신 분들입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경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미담제조기'란 호평을 받았었죠?

[금태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12월) : 사법 연수원 다닐 때 장애인 동료를 도운 일이라거나 혹은 입양 관련 경험이라거나 개인적인 일들이라서 제가 자세히 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만은 법관으로서 참 존경할 만큼 훌륭한 삶을 살아왔다고 제가 생각을 합니다.]

[윤상직/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7년 12월) : 미담 사례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야당 위원이지만 그래도 괜찮으신 분을 감사원장 후보자로 추천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은 정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감사원장 임기도 내년 1월 1일까지입니다. 대선에 도전하려면, 중간에 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때문에 최 원장을 대선후보로 거론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1일) : 최재형 감사원장의 경우는 현재 감사원장의 직책에 있고 본인이 그런 활동이나 의사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걸 자꾸 정당에서 이름을 거론해서 한다는 건 나는 실례라고 생각한다…]

반면,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정치권에 한 발짝 다가선 듯합니다. "정치가 변화를 추동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국가 미래와 사회 변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기여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을 해야겠다"란 뜻을 밝혔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최재형 원장, 그리고 김동연 전 부총리. 공교롭게도 모두 문재인 정부의 사람들이었죠? 국민의힘의 잇단 '러브콜', 과연 응답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 국회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여도 야도 '노무현 정신' 계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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