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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니라공고 화산' 대폭발…수천 명 대피|아침& 세계

입력 2021-05-24 08:56 수정 2021-05-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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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아프리카 콩고 민주 공화국의 니라공고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시뻘건 용암이 인근 대도시 부근까지 덮쳤습니다.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현지 시간 22일 오후 6시 우리 시간으로 어제(23일) 새벽 화산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콩고 민주 공화국의 동부이자 르완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에서 가까운 니라공고 화산입니다. 밤하늘은 온통 시뻘겋게 타올랐습니다. 용암은 화산에서 10km가량 떨어져 있는 인구 2백만 명의 대도시 고마를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집을 덮치면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급한 대로 물을 뿌리고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불길을 잡기는 역부족입니다. 용암은 인근 고속도로를 뒤덮었고 국제 공항인 고마 공항까지 흘러들었습니다. 민주 콩고 정부는 긴급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고마에 대피 명령을 내렸습니다. 수천 명의 주민이 어두운 밤에 간단한 소지품만 겨우 챙겨 들고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대다수는 교통수단을 찾지 못했고 걸어서 이웃 국가인 르완다로 몸을 피했습니다. 르완다 정부는 3천500명 이상의 피난민이 국경을 넘어왔다고 밝혔습니다. 고마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됐습니다. 고마시 주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마시 주민 : 우리는 용암 때문에 난 불을 피해 마을에서 도망쳤습니다. 하늘을 봤는데, 화산 폭발 때문에 온통 붉은 색이었습니다.]

날이 밝은 뒤, 용암이 휩쓸고 지나간 마을의 처참한 피해상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화산 폭발로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주민들의 울음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현재 용암은 고마시 인근에서 멈췄지만 화산의 상태를 예측할 수 없어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입니다. 해발 3천 470m에 위치한 니라공고 화산은 세계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한 활화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에도 대폭발이 일어나 250명이 숨졌고 12만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당시의 참상을 기억하는 고마시 주민들은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마시 주민 : 전(2002년 폭발)에도 지금과 같은 징후를 보았어요. 많은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이제는 뭘 해야 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조차 모르겠어요.]

이번 니라공고 화산의 폭발로 인한 공식적인 인명 피해 상황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부 외신들은 지금까지 최소 다섯 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 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먼저 니라공고 화산에 대해 살펴보죠. 세계 10대 화산이자 가장 위험한 활화산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죠.

    그렇습니다. 니라공고화산은 백두산이나 한라산처럼 원뿔형으로 돼 있는 대형 화산인데요. 꼭대기에 가면 화산 폭발로 주변이 무너져서 함몰되면서 형성된 직경 2km의 칼데라 호수였습니다. 그런데 이 호수의 바닥에는 용암이 나와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그런 형태입니다. 용암호수라고 하는데요. 여기에 수위가 높아지면 밑에서 용암이 더 많이 올라오고 화산이 활동하고 있다는 건데요. 지난해 여기서 굉장히 수위가 많이 높아져서 사람들이 걱정을 했는데 역시 이번에 22일에 큰 폭발이 벌어졌습니다. 그 폭발이 벌어졌는데 문제는 또 산이 가팔라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용암이 아래쪽으로 흐른다는 겁니다. 지난 2002년 아까 말씀하셨는데 고마시까지 용암이 흐를 때 최고속도 시속 90km 속도로 올렸습니다. 그냥 마구 떨어지는 거죠. 그렇게 위험하기 때문에 여기가 더욱더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으로 꼽히는 것이고요. 2008년에는 주변에 지진까지 발생해서 화산 없이 지진만으로도 39명이 사망했습니다. 지진, 화산 이런 게 겹치는 엄청난 곳이죠.

 
  • 그런데 니라공고 화산은 가장 연구가 안 된 화산 중의 하나로도 꼽히고 있습니다. 화산이 위치한 민주콩고 동부지역이 워낙 오랜 기간 내전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정국 불안도 심하고요. 그래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평소에도 힘겨운 삶을 이어오던 이 지역 주민들 피해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곳은 인간이 일으킨 전란에 자연의 화산 폭발과 지진 이런게 겹치고 그리고 내전이나 여러 가지 반란으로 사람들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이주하고 그리고 난민생활을 하는 난민의 도시, 피란의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94년에 르완다 학살이 벌어졌고요. 그래서 엄청나게 많은 난민들이 몰려왔고 96년과 98년에는 각각 콩고 내전이 1차 이때 벌어졌고요. 그 이후로도 2012년, 2013년에도 여기 국제적인 반란이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여기 주민들은 주변에 있는 르완다랑 우간다 쪽으로 많이 넘어갑니다. 제가 우간다에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요, 3년 전에. 그쪽에 아직도 지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난민들이 계속 넘어오고 있습니다. 굉장히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그래서 이제 연구를 제대로 할 수도 조기경보장치도 만들 수가 없고 그 때문에 자연의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화산 피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족을 잃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 같은데 이들을 돕기 위한 주변 국가들 그리고 국제사회 지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지금 국제통화기금 IMF의 올해 추정치로 1인당 GDP가 명목기준 대비 588달러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재 195개 중에 187위에 해당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현재 내란과 자연재해, 기후 여러 가지로 겹쳐 있는 상황인데요. 중요한 건 이 나라가 인구가 지금 1억 500만인데요. 이 중 95%가 기독교도라는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가 기독교가 가장 많은 나라 중의 3대 국가인데요. 이 나라에 전 세계 관련 종교인들부터 해서 여러 가지 지원 그리고 이제 어떤 국제연대 기구라는 공동체를 위해서 국제기구는 물론이고 각 국가들이 십시일반으로 돕는 그런 활동이 벌어져야겠습니다.


수십 년째 니라공고 화산을 집중 연구하고 있는 이탈리아 화산학자 다리오 테데스코는 이번 폭발에 대해 "니라공고 화산에 새로운 열구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며, "용암 분출이 이대로 멈출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앞서 니라공고 화산이 언젠가는 대폭발을 해 고마시를 현대판 폼페이로 만들어 버릴 것이 확실하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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