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미쓰비시는 일본 정부에 숨고 일본 정부는 계속 억지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매번 한발 늦고, 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습니다. 일본이 여론전까지 벌이는 마당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일본은 하시마 섬, 이른바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합니다.
2009년부터 6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강제 동원과 인권 유린을 일부 인정하면서 국제사회를 설득했습니다.
[사토 구니/당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 (2015년) :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을 했음을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등재된 뒤엔 다시 말을 바꿨습니다.
'조선인 피해는 없었다'며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우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 : (일본은) 전시를 계속 보완한다는 입장이긴 한데, 계속 변동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 부분까지는 할 단계는 아니다…]
군함도 문제를 다루기 위한 외교부 등 관계부처 회의는 지난해 단 4번에 그쳤습니다.
오히려 외교부가 강제동원 피해 해결을 지연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범기업 배상 책임을 물은 2012년 대법원 판결 뒤 외교부가 법원에 낸 의견서입니다.
"양국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한국이 도덕적 우월성까지 잃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뒤늦게 논란이 되자 의견서 취소를 고려해보겠다고 했지만
[강경화/당시 외교부 장관 (2018년) : 적극 또 심도 있게 검토를 하겠습니다.]
3년 가까이 지나도록 취소 소식은 없습니다.
취재진이 최근 입장을 묻자 "밝힐 내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임재성/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 변호사 : 재판이 지연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고요.]
취재진은 "대법원 판결 뒤 외교부가 한 다른 조치는 어떤 게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사실상 답이 없었습니다.
외교부는 두 차례에 걸쳐 "대응 내용을 공개하면 중대한 국가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만 했습니다.
(제작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VJ : 서진형 / 영상디자인 : 송민지 / 인턴기자 : 정아임·김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