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로맨스스캠 국내 인출책이 ATM에서 돈을 빼내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https://photo.jtbc.joins.com/news/jam_photo/202105/17/7707d8fe-12ff-4942-bffb-1926c6015881.gif)
체포된 로맨스스캠 국내 인출책이 ATM에서 돈을 빼내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대화하는 순간 말려듭니다. 이미 각본이 다 짜여진 상태라 당할 수밖에 없어요"
혹시 요즘 '로맨스스캠'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SNS에서 멋진 소개 사진을 한 외국인이 "당신이 마음에 든다"며 연락한 뒤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입니다.
◆"로맨스스캠 일당 완벽한 시나리오 있다"
경찰은 "로맨스스캠은 무시하는 것이 상책" 이라 조언합니다. 이미 그들에겐 우리의 마음을 흔들 완벽한 시나리오가 짜여있다는 겁니다. SNS로 한다는 점이 다를 뿐, 보이스피싱과 방법도 똑같다고도 했습니다. "'나는 안 당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두 당한다"는 거죠.
![로맨스스캠 국내 인출책이 해외로 송금하기 전 돈을 뽑으러 은행에 들어오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https://photo.jtbc.joins.com/news/jam_photo/202105/17/b4d5a36d-776e-4f33-963e-c387a31f6486.gif)
로맨스스캠 국내 인출책이 해외로 송금하기 전 돈을 뽑으러 은행에 들어오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기북부경찰청은 오늘(17일) 로맨스스캠 국내 '관리 총책' 1명과 인출책 3명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두 외국인인 이들에게 당한 국내 피해자는 26명. 피해액은 무려 16억 5100만원입니다. 피해액 대부분은 이미 '로맨스스캠' 해외 총책이 살고 있는 서아프리카로 보내졌습니다. 보이스피싱과 마찬가지로 돌려받기도 어렵게 된 겁니다.
'로맨스스캠' 일당은 예상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치밀했습니다. 우선 SNS에서 연인 행세를 했던 외국인은 모두 국내에 없습니다. 아직 체포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모두 서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살고 있습니다. 미군도 의사도, 금융당국 관계자도 모두 이들이 가짜로 내세운 신분이었습니다.
![로맨스스캠 대화 중 일부. [JTBC뉴스룸 캡처]](https://photo.jtbc.joins.com/news/jam_photo/202105/17/f7166477-3e08-4ba4-8475-7b730a074371.jpg)
로맨스스캠 대화 중 일부. [JTBC뉴스룸 캡처] 이들은 "퇴직금으로 160억원을 수령할 수 있으니 변호사 선임비를 보내라" "퇴직금으로 금괴를 보내줄 테니 보관비를 보내라" 등과 같이 다양한 수법으로 국내 피해자의 돈을 뜯어냈습니다.
◆국내 외국인 고용해 계좌 빌려
경찰은 로맨스스캠 일당 해외 총책은 사기 실행을, 국내 총책은 자금 관리를 맡는다고 했습니다. 일단 해외 총책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같은 나라 출신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합니다. 그들의 국내 은행 계좌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피해자들이 해외로 송금하는 것은 어려워하니 돈을 보내기 쉽게 국내 계좌를 만들어 돈을 빼앗습니다. 그러면 국내 자금 관리책이 인출책을 시켜 돈을 인출한 뒤 해외로 송금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자금책과 인출책은 수고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떼갑니다. 보이스피싱이랑 똑같죠?
![로맨스스캠 대화 중 일부. [JTBC뉴스룸 캡처]](https://photo.jtbc.joins.com/news/jam_photo/202105/17/5ab50868-ccc6-4e00-ace6-212f8a398448.jpg)
로맨스스캠 대화 중 일부. [JTBC뉴스룸 캡처] ◆'로맨스스캠' 일당, 국내 조직원에 '가족 살해 협박'
로맨스스캠 일당을 체포해도 자백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해외 조직원이 이 국내 조직원의 가족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만약 범행을 진술할 경우 모국(아프리카)에 거주 중인 네 가족을 죽일 수 있다"는 살해 협박도 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로맨스스캠 일당들은 자기 가족들이 다칠까 봐 걱정하기 때문에 입이 정말 무겁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로맨스스캠' 국내 총책을 체포하며 이들이 외국 조직원들과 나눈 대화 내용도 확보했습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에 거주 중인 일당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스캠' 예방책으로 1. SNS에서 말을 걸어오는 낯선 외국인들과 대화하지 말 것 2. 직접 대면하지 않고 돈을 보내달라는 사람을 믿지 말 것. 3. 연속해서 돈을 보내달라는 이들은 사기꾼이니 속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보이스피싱도 알면서 속듯, 로맨스스캠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