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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폭력사건의 '감춰진 가해자들'…"정보 공개하라"

입력 2021-05-14 20:59 수정 2021-05-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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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에 벌어진 국가 폭력 사건의 이름들은 이렇습니다. 김철 간첩 조작 사건, 삼척 일가족 간첩 조작 사건, 혹은 김장호 간첩 조작 사건, 아셨겠지만 이 이름들은 피해자로부터 따왔습니다. 정작 고문을 한 가해자의 이름과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피해자들이 소송을 했는데, 정부는 녹음기를 튼 것처럼 '국가 안보와 관련됐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김순자/'삼척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 박종철 씨 고문방이 TV에 나오는 걸 보고 '나도 저 방에서 고문받았는데?' 그랬어요.]

[김장호/국가폭력 피해 생존자 모임 대표 : '(안 했던 일을) 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말했던 제 자신이 너무 분한 거예요. 그 말 하니까 또 눈물 나오려 하는데요.]

1960~80년대 간첩조작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들은 최근 다시 법원 문을 두드렸습니다.

고문 가해자들의 이름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의 윤곽이 드러난 건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가 과거 이들에게 수여된 서훈을 대대적으로 취소했는데, 정작 누군지 알아볼 수 없게 이름과 사유를 가렸습니다.

이후 "이들이 누구고, 왜 서훈이 취소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취소 대상에서 빠진 가해자는 없는지, 조사는 투명하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김장호/국가폭력 피해 생존자 모임 대표 : 이상하게 자꾸 기밀사항이라고 피해 가려고 하니까 너무 분통이 터지는 거죠. 속 시원하게 마음 푹 놓고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거든요.]

오늘(14일) 열린 재판에서 행안부는 "서훈 취소 대상자들의 이름과 소속 등은 '국가 안보 관련 사항'이라 국정원 등과 협의를 거쳐 비공개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철/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 30년, 40년씩 흐른 지금 와서 국가의 안전을 내세운다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예요.]

[김순자/'삼척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 나라의 공로를 세웠다고 해서 훈포장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왜 떳떳하게 공개를 안 하느냐고요.]

'정보 공개'는 피해자들에게 치유의 의미입니다.

[김장호/국가폭력 피해 생존자 모임 대표 : 일단 그렇게 표명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자기들이 사죄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죠. (정보가 공개된 것만으로도?) 네네.]

[김철/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 국가의 폭력에 의해서 조작되어서 만들어진 죄를 뒤집어쓰고 그 기간을 산다는 것은요, 참 엄청난 괴로움이에요.]

재판부는 오는 7월 2일 판결을 선고합니다.

(화면제공 : 인권의학연구소)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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