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4일) 준비한 정식은 < 반성문 VS 탄원서 > 입니다.
편지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남편"으로 달달하게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내용을 볼까요.
"성경 얘기는 스토리텔링 같이 영어로 읽어줘라." "아이가 좋아한다고 영상만 보여주거나 한국어 책만 보여주면 안 된다" "주식 정리도 잘 했다. 어젯밤 뉴스에 주식이 떨어졌다고 하던데" 일반 부부같죠?
이 편지를 쓴 사람, 입양아를 끔찍한 학대로 숨지게 한 정인이 양모입니다.
친자녀 영어교육에 주식 걱정까지, 하지만 정인이에 대한 미안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양모는 편지만 쓴 게 아닙니다.
재판부에 여덟 차례나 반성문을 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편지를 보면 진짜 반성한 건지는 의문입니다.
양모의 반성문에 맞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재판부를 향해 쓰는 편지, 바로 엄벌진정서, 탄원서입니다.
지금까지 이 분이 쓴 진정서 100통이 넘습니다.
[김현주/서울 상계동 : (정인이) 사진도 공개가 됐잖아요. 아기가 살아서 옹알이하는 영상까지 보고 나니까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아기 엄마라서… 정인이 (진정서)를 쓰다 보니까 다른 아기들도 있어가지고 멈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이걸 안 쓰면 죄책감 때문에…]
김현주 씨 같은 분들 많습니다.
이분들, 진정서만 쓰는 게 아닙니다.
강남역과 명동, 서울 시내 곳곳 버스정류장 등에 정인이 얼굴을 띄우기도 합니다.
지금껏 이런 일이 있으면 반짝 관심을 받고 끝났죠.
이번 만큼은 그렇게 끝내지 말자는 건데요.
정말 효과가 대단합니다.
[이새롬/서울 갈월동 : 사람들 머릿속에서 점점 사실 잊혀 가고 있는데 저렇게 지나가다 가끔 한 번씩이라도 보게 되면 그래도… 마음속에서 다시 리마인드(상기)가 되는…]
양모에 대해서 무기징역, 이렇게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이지만요.
처벌, 중요합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바로 우리가 잊지 않는 겁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