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불법 반입과 판매를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물러났습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된 지 9일 만입니다. 일단 겉으로는 자진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거친 뒤 내린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준영 후보자가 낙마함에 따라 임혜숙, 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임명은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안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사의를 밝혔습니다.
500여 자의 짧은 입장문에서 박 후보자는 부인의 도자기 밀수 의혹을 직접 언급하며 모두 자신의 불찰이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해양수산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라며 사의를 밝혔습니다.
야당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가 영국 파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부인이 다량의 찻잔세트를 관세를 내지 않는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왔고, 그 중 일부를 자신이 운영하는 찻집에서 판매했다며 '밀수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박 후보자의 입장문이 발표된 시각, 국회에선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박 후보자를 포함해 도덕성 논란이 된 장관 후보자 3명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비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 후보자 사의 소식이 들려오자 원내대표들은 일단 회동을 멈추고 각자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의 사의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며 임혜숙·노형욱 후보자도 "염치를 가지고 결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럴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 후보자 사퇴 과정에 대해선 "청와대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후보자 본인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연·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