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사고 당일로 가보겠습니다. 이씨가 위험한 그곳에 쓰레기를 주우러 가기까지, 원청은 구체적인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유족들은 저희가 어제(11일) 보도해드린 CCTV 영상, 그중에서도 사고 8분 전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CCTV 영상 속 사고 발생 8분 전, 노란색 지게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이선호 씨와 외국인 노동자에게 다가갑니다.
원청업체 직원입니다.
세 사람은 30초 가량 같은 자리에 서있습니다.
유가족과 대책위 측은 이때 작업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정종해/고 이선호 군 산재사망사고대책위 상황실 부실장 : 노란 지게차 기사는 날개 뒤에 숨어서 안 보이고 얘기하는 것처럼 보여요. (이선호 씨도) 듣고 있는 방향이죠.]
그리고 다시 사고 1분 전, 이번엔 또 다른 남성이 두 사람과 대화를 나눕니다.
또다른 하청업체 소속 작업지휘자입니다.
이후 이씨는 컨테이너 위에 있는 나무와 같은 쓰레기를 주워 리어카로 옮깁니다.
그런데 그때 주황색 지게차가 다가오다 다른 쪽 컨테이너를 접으면서 충격이 발생했고, 그만 참사가 벌어집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컨테이너 날개 밑 작업은) 이런 건 안 해도 되는 거라고 배웠고, 처음부터 3년 동안 있어도 안 주웠던 거예요.]
하지만 원청업체 측은 직접 작업지시는 없었단 입장입니다.
[원청업체 관계자 : 저희 OO지게차 기사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이런 공방 속에서 새로운 증언도 나왔습니다.
이 씨와 함께 있었던 외국인 노동자의 말입니다.
[외국인 노동자 A씨 : 지게차(운전자)가 '이거 나무 주우라'고, 지게차(운전자)가 '나무 주우라'고…]
정치권에서도 영상을 바탕으로 책임 소재를 따져묻고 있습니다.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시를 받고 자기 일도 아닌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이고요. 사람이 죽었는데도 119에 신고도 하지 않고 회사 측에 먼저 보고하는 이런 개탄스러운 상황…]
유가족들은 지게차 운전자 개인에겐 도의적 사과를, 원청업체 측엔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재훈/고 이선호 씨 아버지 : 누군가 지시가 있어서 둘(아들과 외국인 노동자)이 똑같은 작업을 합니다. (원청업체는) 유족한테 먼저 사과하고 대국민사과를 하든, 뭘 하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