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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곳곳 인파|아침& 세계

입력 2021-05-12 08:55 수정 2021-05-12 11:10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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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 연결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현지 시간 13일부터 이슬람 최대 명절 중에 하나인 '이드 알 피트르'가 시작됩니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인구가 많은 국가들마다 명절을 즐기고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도심 곳곳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의 한 도로, 차와 사람들이 뒤엉켜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를 앞두고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 겁니다.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절을 맞아 가족과 이웃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코나 턱에 마스크를 걸치거나 아예 쓰지 않은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방글라데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봉쇄령을 내렸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버스 정류장과 시장에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고향에 가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 : 고향으로 가지 말고,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지 말고 고향에서 '이드 알 피트르'를 즐기지 말고…제발 인내해주시길 바랍니다.]

급기야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귀향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고속도로마다 검문소를 설치하고 귀향객으로 확인된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고향에 가기 위해서 출장 명령서나 물자 수송 확인서와 같은 가짜 서류를 만들어 보여주거나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야간에 이동을 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습니다. 뗏목과 고무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서 고향에 가려던 사람들까지 적발됐습니다. 파키스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시민들은 최대 명절을 앞두고 당국이 봉쇄령을 내린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파키스탄 시민 : '이드 알 피트르'가 며칠 안 남았는데, 정부가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결국 우리의 명절을 죽여 버렸어요. 안 그렇습니까?]

이슬람 무장 단체들 역시 '이드' 기간을 맞아 태도에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군 철수가 본격화 되면서 테러가 잇따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은 '이드'가 시작되는 13일부터 사흘 동안 휴전을 선포했습니다. 성명을 통해 "모든 무슬림들이 평화롭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경사를 축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상황도 주목됩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수백 발을 발사했고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의 13층짜리 주거용 빌딩을 정밀 타격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이드' 기간 모든 축하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항의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성공회대 이슬람 문화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희수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먼저 이드 알 피트르가 어떤 명절인지 궁금합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한데 이슬람의 최대 명절로 꼽히고 있다고요?

    한 달간 단식을 합니다. 라마단이라고 하죠. 가진 자, 갖지 못한 자, 강자, 사회적 소수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함께 굶고 단식함으로써 사회적 정의와 나눔을 실천하는 가장 성스러운 종교적 의무입니다. 한 달 간 함께 굶고 이제 사회공동체 나눔을 하는 대축제가 바로 이드 알 피트르입니다. 이슬람에서 가장 큰 축제이고 사람들이 고통 후에 맞이하는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종교적 명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무슬림 국가들마다 도시 곳곳이 이드 알 피트르를 맞아서 귀향에 나서는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는데 무슬림들에게 이드 알 피트르는 특히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자기가 무슬림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가장 중요한 어떤 존재감의 상징이고요. 따라서 우리 추석이나 어떤 설날 같은 의미입니다. 종교축제와 민속축제를 결합한 그 기간 동안에는 잊어버렸던 부모님을 방문하기 위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또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성묘하고 또 선물교환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고 이제 동네 모르는 아이들도 찾아오면 항상 사탕을 나눠주는 그야말로 우리의 추석 명절과 같은 최대 축제입니다.

 
  • 미군 철수로 테러가 잇따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이 이드 기간을 맞아서 휴전을 선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계속해서 격화되고 있고요. 혹시 말이죠, 이드 기간을 맞아서 긴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이거 비극입니다. 원래 이드 축제는 신 앞에 무한히 겸손해지는 축제거든요. 모든 분쟁과 적대감을 내려놓는 시간이어야 그 종교적 의미가 있는데 그래서 이제 탈레반도 선언했고 거의 모든 이슬람 과격단체들도 이 이드 기간 동안에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난 1000년간 이어졌던 하나의 전통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갈등은 바로 그 축제를 앞둔 시점에 이스라엘이 가장 성스러운 그리고 이 축제 준비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개시함으로써 모든 정치적 상황들이 1000년간 내려왔던 종교적 의미를 다 무너뜨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 축제가 시작되지만 현재 분위기로서는 바로 엊그저께 민간인이 민간 건물이 격추되고 또 지금 최근 들어서는 가장 규모로 텔아비브를 향해서 수백 발을 로켓발을 하마스가 발사함으로써 지금 수십명의 사망자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축제보다는 정치적 갈등, 이 적대감이 지금 현재는 훨씬 팽배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드 축제와 이-팔 갈등을 현재로써는 연결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공습의 강도와 빈도를 높이겠다고 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성명을 통해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항전 의지를 다졌습니다. 전면전의 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평화라는 이슬람 본연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이웃에 자비를 베푸는 '이드 알 피트르'의 정신이 발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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