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 일당이 피해자를 데리고 나가는 모습.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했다."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김 모(66) 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메모입니다.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인 김 씨는 충북 제천에서 석공업을 하며 지냈습니다.
숨지기 2주 전쯤 김 씨는 일에 필요한 1t 트럭을 사러 인천 한 중고차 판매점으로 갔습니다. 시세의 절반인 300만 원에 판매한다며 올라온 매물을 본 겁니다.
김 씨가 “차를 사지 않겠다”고 하자 문신을 한 남성들이 나와 위협하고, 8시간 동안 차량에 가뒀습니다. 눈을 가리며 트럭을 사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국 김 씨는 300만 원을 냈고 나머지 400만 원을 할부로 계약했습니다. 김 씨가 산 차는 실제 200만 원짜리 차였습니다.
경찰이 인천에 있는 일당 사무실을 수색하는 모습 시세보다 싼 매물로 유인…
50여명에 6억 챙겨 충북경찰청은 김 씨를 괴롭힌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총책 A씨(24) 등 4명을 구속하고, 일당 22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간 피해자만 50여 명, 6억 원가량을 챙겼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나온 압수품 중고차를 싸게 판다는 허위 광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일단 계약서를 쓰게 했습니다.
이후 “계약한 차량이 급발진 차량이다. 한 달에 한 번씩 100만원을 주고 2년 동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다른 중고차를 사도록 유도합니다.
차를 사지 않겠다고 하면 문신을 보여주며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겁을 주거나 감금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위협에 못 이겨 시세보다 비싸게 샀습니다. 주로 나이가 많은 일용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오은수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오은수 충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싸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중고차 국토교통부에서 관리하는 '자동차 365' 등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