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배 차량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3년 전 경기도 신도시의 아파트에서도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손수레로 물건을 날라야하는 현실은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성화선 기자입니다.
[기자]
손수레에 상자를 쌓아 올립니다.
[택배노동자 : 높이가 안 맞아서 (차가) 못 들어가요. 평균 7~8번 (다니면) 다리도 아프고 팔도 그렇고 모든 게 다 힘들어요.]
3년 전 이른 바 택배 대란이 있었던 아파트입니다.
택배를 모아놓으면 인근 노인들이 집집마다 배달하는 이른바 실버택배를 쓰기로 하면서 합의점을 찾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정부 세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산됐습니다.
그 이후 제대로된 해결 노력은 없었습니다.
택배노조 조사 결과 아파트 180여 곳에서 손수레나 저상 택배차로 배달을 합니다.
낮은 택배차로 바꿔도 허리펴기조차 어렵습니다.
[권지훈/택배노동자 : 무릎을 꿇지 않으면 안에 들어가서 저런 큰 짐은 절대 전달할 수도 없고 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2번째 허리 시술을 받고…]
일반 택배 차량이 들어가려면 지하주차장이 2.7미터는 돼야합니다.
그런데 지하주차장을 깊이 팔수록 비용이 많이 듭니다.
기존 2.3미터에서 2.7미터로 높이면, 1000가구 단지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 가구당 약 130만원, 모두 13억원이 더 들어가는 걸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2018년까지는 2.3미터만 되면 건설이 가능했습니다.
경기도 신도시 택배 대란 이후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지하주차장 기준을 2.7m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설계 허가를 받은 단지부터 적용됩니다.
그 전에 허가를 받은 단지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계속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양민정/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 수레로 가져가게 되면 택배기사들이 세대 수가 엄청 많은데 받는 입장에서는 미안하고 문제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머리를 맞대지 않는 한 택배 노동자들의 허리 필 권리는 어디서도 찾기 힘듭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