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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휴대전화 효과"...국방부 "익명 소통 채널 만들 것" 항복?

입력 2021-05-06 15:50 수정 2021-05-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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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급식', '과잉 방역' 등 최근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군 내부의 문제들은 모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부터 병사들에게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가능해진 일입니다. 이젠 "장병들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휴대전화 사용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스마트폰 앱' 만드니 상담 건수 크게 늘어"
실제로 해군은 '온라인·스마트폰' 고충신고 창구를 새로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역시 휴대전화 효과”를 실감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등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온라인 창구를 만들자 지난 1~4월 4개월 간 접수된 고충 상담건수가 모두 43건으로 한 해 21건(2019년), 18건(2020년)수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겁니다.

작년까지는 부대 내 사무실 등에 설치된 전용 컴퓨터로 해군 내부망인 인트라넷에 접속해야만 상담 신청을 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와 해군 애플리케이션인 '네이비 라인'에 접속만 하면 상담이 가능하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휴가·외박과 관련한 상담부터 인권상담과 군내 고충신고 등에 관해 상담할 수 있고, 상담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로 관리됩니다. 또 스마트폰으로 처리 단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류선주 해군1함대사령부 병영전문담당관이 해군 장병에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고충신고·상담법을 설명하고 있다.류선주 해군1함대사령부 병영전문담당관이 해군 장병에게 스마트폰을 이용한 고충신고·상담법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도 "익명 소통 채널 만들 것"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자 국방부도 익명성에 기반한 소통 채널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6일) 정례 브리핑에서 "근본적으로 익명성에 근거를 두고 소통 채널이 효과적으로 운영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고충처리 채널인 '국방 헬프콜'을 개선하거나 페이스북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지 등 각 군의 SNS 소통 채널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최근 이어진 병사들의 SNS 폭로로 홍역을 치른 국방부로서는 일선 병사들의 목소리를 좀 더 여과없이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병사들이 SNS로 몰린 이유, '철저한 익명성' 그리고 즉각 모두에게 공개되는 '파급력'을 보장한 소통 창구를 군 내부에 만들어 보겠다는 겁니다.

육군이 지난 2일 만든 페이스북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된 '부실 급식' 등 군내 문제에 대한 해명, 육군의 입장 등이 올라온다. (페이스북 캡처)  육군이 지난 2일 만든 페이스북 '육군이 소통합니다' 페이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된 '부실 급식' 등 군내 문제에 대한 해명, 육군의 입장 등이 올라온다. (페이스북 캡처)


휴대전화 사용도 계속 허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부 역기능을 감안하더라도,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앞으로도 스마트폰 사용이나 SNS 제보를 통제하기보단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병사들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당하는 일이 없다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바로 알릴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해주는 것 역시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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