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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40여년 만에 첫 야생 부화 성공…우포늪의 기적

입력 2021-04-29 13:24 수정 2021-04-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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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번식둥지따오기 번식둥지
2016년생 따오기 부부가 경남 창녕군 모곡마을 인근에 둥지를 튼 건 3월 15일입니다.

3월 20일쯤 첫 교미도 관측됐습니다. 3월 27일과 29일 그리고 31일에 각각 이틀 간격으로 총 3개 알을 낳았습니다.

28일이 지난 4월 26일 오전 10시쯤 알이 요동쳤습니다. 균열도 생겼습니다. 이어 작은 부리가 가장 먼저 튀어나왔습니다. 어미는 이 모습을 지켜보며 새끼 따오기 몸에 붙은 껍데기 일부를 부리로 떼어냈습니다. 새끼 따오기가 알에서 깨어난 겁니다. 4월 28일에 새벽 5시 반에도 1개 알에서 새끼가 깨어났습니다.

국내에선 1979년 DMZ에서 마지막으로 관측 이후 42년 만에 야생에서 부화했습니다.

2008년 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3년 만입니다. 부화에 성공한 따오기 부부의 육아도 흥미롭습니다.
낮에는 쉬지 않고 교대로 먹이를 물어다 줍니다. 밤에는 새끼를 품속에 넣습니다. 그 덕분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따오기들은 고유 인식 번호가 있습니다. 이번에 부화에 성공한 암컷은 97X 수컷은 09Y입니다. 수컷 09Y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번식을 시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알 1개는 둥지에서 떨어뜨렸고 담비가 둥지를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무정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다른 짝인 97X를 만나 부화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야생에 방사한 따오기가 3년 만에 번식을 시도해 5년 만에 성공했습니다.

국내에선 1년 만에 번식을 시도했고 2년 만에 성공한 셈입니다. (2019년 5월에 최초 방사를 했지만, 당시에는 번식기 넘긴 시점)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은 경사라며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마을주민 전갑생 씨는 아침마다 따오기가 집 주변을 날아와 '따옥~ 따옥~' 인사를 건네 행복하다고도 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순번을 정해 따오기 둥지 주변을 순찰하고 생태활동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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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100배 증식…방사 3년 강원까지 비행하며 야생적응

따오기 복원사업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에서 따오기 4마리를 기증받았습니다.
창녕군 우포늪에서 복원을 시작한 이후 현재 400여 마리가 증식했습니다. 13년 만에 100배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살아남는 건 아닙니다. 2019년 방사한 40마리 중 15마리는 천적에게 잡혔습니다. 2마리는 다쳐서 센터로 복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40마리 중 13마리가 폐사했습니다.

지난해 JTBC 단독 추적한 수컷 따오기 36Y는 경북 구미(100km)에 이어 강원 영월(250km)까지 최장 비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36Y는 위치 추적기에 문제가 생겨 현재 위치는 알지 못합니다. 따오기 위치 추적 배터리가 1년입니다. 약 20마리가량은 현재 추적이 불가능합니다.

따오기 복원사업은 중국과 일본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한·중·일 모두 복원한 따오기가 바다를 횡단한 사례는 없습니다. 예전처럼 따오기가 중국과 일본, 러시아까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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