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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 대통령 전사 후 아들이 권력 승계…반정부 시위 격화|아침& 세계

입력 2021-04-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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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해 있고 우리에게는 국가와 대통령 이름도 다소 낯선 나라, 차드의 이드리스 데비 대통령이 반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했다는 소식 지난주에 전해드렸죠. 대통령이 직접 전쟁터에 나갔고 반군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기 때문에 그 파장은 매우 컸고 차드의 앞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데비 대통령이 사망한 뒤 그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37살 마하마트 카카가 과도기 통치를 맡았는데,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펼쳐졌습니다. 지난 23일,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 있는 나시옹 광장에서 데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엄수됐습니다. 국민 수천 명과 아프리카 연합의장, 부르키나 파소와 말리 니제르 등 주변 국가 정상들이 참석했습니다. 서방 지도자들 중에는 유일하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데비 대통령의 빈자리는 그의 아들이자 4성 장군인 마하마트 카카가 차지했습니다. 마하마트는 군사 평의회를 이끌면서 앞으로 18개월 동안 과도기 통치를 맡기로 했습니다. 당장 야권 연합에서는 '세습 군주제'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그러자 군사 평의회는 지난 26일, 과도기 총리로 민간인 출신인 알베르트 파히미 파다케 전 총리를 지명했습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 차례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인물입니다. 마하마트는 지난 27일 집권 이후 첫 번째 연설에서 과도기 군사 정부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마하마트 카카/차드 과도기 군사정부 지도자 : 우리 국방부와 군 주요장성들은 예상치 못했던 혼란과 국가 붕괴 상황이 곧 닥쳐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해야할 일을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차드 야권 연합과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저항의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에는 수도 은자메나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더 이상 군부의 통치를 받을 수 없다고 외쳤습니다. 도로에 타이어를 쌓아놓고 불태우는 등 시위는 점차 격렬해졌습니다. 군부가 최루탄을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서면서, 두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드 반정부 시위대 : 오늘 우리는 권리를 요구하고 항의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대통령이 죽자 아들이 통치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정권인가요?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 어리석음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드 반군은 차드 정부군에 정전을 제안했습니다. 정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도 은자메나로 계속해서 진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차드군은 대통령을 죽인 무법자들과 협상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주변국에 반군 소탕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차드 야권과 국민들의 저항을 의식해서일까요. 과도기 군사정부가 민간인 출신의 총리를 지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시위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고요. 차드 야권과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은 뭘까요?

    차드 국민은 이번이 민주주의를 위한 절대적 기회로 여기고 있는데요. 그래서 국민의 요구도 다양하지만 그중 진정성 있는 개혁입니다. 하지만 최근 과도군사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총리를 지명하지 않았습니까? 이는 국민에 의해서 선택된 민선 정부 요구에 역행하는 것이죠. 이는 전 정부의 측근 및 친인척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이것을 바로 세습주의라고 합니다. 이 데비 친인척이 전국 고위직에 많이 있고 최근에 현 체계에 충성하는 14명의 군, 경찰 책임자가 새로 임명되었는데요. 이것 자체가 야권과 시민의 공분을 사고 있거든요. 따라서 국민은 진정한 민선 정부를 위해서 과도 군사위원회가 권력형 친인척 측근 비리를 청산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청산이 없기 때문에 현 민선 정부를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이 민선 정부를 데비 측근과 친인척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여기고 있어요.

 
  • 차드군은 반군의 정전 제의를 거부했고요. 주변국에 반군 소통을 위한 지원도 요청했습니다. 확전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이 기회에 반군은 정권 획득을 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반군 세력 역시 이전에 쿠데타를 일으켰던 군부 추종 세력이어서 그래서 국민적 저항으로 나타날 수가 있기 때문에 반군의 정전 제의를 정부가 거절한 겁니다. 차후에도 아마도 정전협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요. 물론 정부가 반군세력들을 압박하기 위해서 주변 국가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이는 또한 쉽지 않았는데요. 왜냐하면 주변국이라면 리비아, 니게르, 수단,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이 있는데요. 이들 국가는 자국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반군 및 지하디스트의 테러 방지와 격퇴로 골머리 앓고 있어요. 아마도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확전의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좀 적을 것 같고요. 하지만 국민적 화합을 빨리 이루지 못하면 혼란이 장기화되어서 사태 해결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는 있습니다.

 
  • 지난주에 짚어주신 대로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사헬 지역의 대테러 전략 때문이라도 차드의 혼란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군부의 권력승계를 비판하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도 보이고 있고요. 이 같은 서방의 지지, 차드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물론 서방의 지지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지금과 차후 민선정부가 국내 및 사헬 안보 불안에 대처할 능력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서 서방의 지지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이미 바꾸지 않았습니까? 현재 서방국가들은 민선 정부가 들어서는 것에 표면적으로 환영을 하고 있죠. 하지만 내심은 반군과 지하디스트 단체에 대처할 수 있는 강한 정부를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계속 주의깊게 살펴봐야 되는 것이고요. 당연히 서방의 지지는 일시적으로 차드에 안정을 줄 수가 있지만 이를 견고하게 하는 것은 결국은 차드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야권, 시민, 과도 군사위원회 간에 협력과 화합이 절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가능하다면 1990년대 베냉이 민주화를 위해 시행했던 국민회의 같은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데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차드의 안정과 통합을 위협하는 세력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데비 대통령의 아들 마하마트와 손을 잡고 반군들을 견제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풀이됩니다. 차드 야권 연합은 프랑스가 내정간섭을 하려 한다며 즉각 비판했습니다. 프랑스가 차드 내전에 개입할 경우 국제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데비 대통령의 사망 이후 차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까지 커지면서, 차드의 혼란을 날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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