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보이스 피싱을 막은 이야기입니다. 영상을 보시죠. 은행에서 한 남성이 누군가와 통화를 이어갑니다. 이걸 본 청원 경찰이 손짓을 하며 말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40분간 설득을 했고, 남성의 6천여만 원을 노린 보이스피싱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청원 경찰은 사기를 당해 힘들어하는 고객들을 보면서 '이번엔 끝까지 막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태인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 영업 시간이 끝난 오후, 50대 남성 A씨가 은행 앞에서 누군가와 끊임없이 통화를 합니다.
곧 은행 청원 경찰이 나오더니 안된다는 듯 손짓을 하며 이 남성을 간절하게 말립니다.
보이스피싱을 눈치챈 겁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A씨가) 왜 내가 이걸 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자꾸 못 하게 하냐고…]
이미 이 남성의 핸드폰엔 보이스피싱 앱이 깔려 장악된 상황.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선생님 휴대전화가 해킹됐으니) 전화를 못 가게, 제발 제 전화로 다시 한번 확인을 해주세요 했는데…]
6천여만 원의 빚을 저금리로 바꿔주고, 정부 지원금도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이 A씨의 마음을 급하게 했습니다.
[A씨 : 청원경찰이 다가와서, 아 이것은 보이스피싱이라고 딱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저는 그 청원경찰 말을 안 믿었죠, 처음에는.]
황씨는 이 남성의 곁을 40분간 지켰습니다.
은행으로 뛰어들어가 경찰 신고를 했고, 경찰관이 도착하자 빨리 오라고 신호까지 보냅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경찰분이 전화를 거의 뺏다시피 해가지고 앱이랑 이런 것 다 지우고 다시 이체를 못 하게 해드렸죠.]
A씨는 황씨가 없었다면 또 다른 빚의 구렁에 빠졌을 것이라 했습니다.
[A씨 : 겪어보니까 너무 진짜 속을 수밖에 없고, 빨리 급하게 돈을 구해야 한다는 그런 마음밖에 없었습니다.]
A씨를 본 황씨는 보이스피싱에 트라우마를 겪은 고객들이 생각났다고 했습니다.
[황혜경/은행 청원경찰 : 고객분들 중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하시고 여지까지 트라우마를 겪으시는 분이 계세요. 이번에는 정말 끝까지 말려드려야 되겠다…]
서울방배경찰서는 내일 황씨에게 감사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