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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에게 모든 것' 정진석 추기경 선종…향년 90세

입력 2021-04-28 07:57 수정 2021-04-28 10:13

서약대로 안구 기증…통장 잔고는 '명동 밥집'에 남겨
명동성당서 첫 추모미사…5일장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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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약대로 안구 기증…통장 잔고는 '명동 밥집'에 남겨
명동성당서 첫 추모미사…5일장 거행


[앵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우리나라의 두 번째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이 어젯밤(27일)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평생 봉사하는 사제의 삶을 살다가 영면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각막을 기증했습니다. 오늘 0시쯤 명동성당에서 첫 번째 추모 미사가 엄수됐고 장례 절차는 천주교 의례에 맞춰 5일장으로 진행됩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90년 전 유아 세례를 받았던 서울 명동성당에 정진석 추기경이 누웠습니다.

[정진석/추기경 : 내 모토가 '옴니버스 옴니아'잖아요. 모든 이에게 내 모든 것을 주겠다.]

평생을 지키려 했던 성경 구절대로 정 추기경은 장기도, 통장에 남은 돈도 모두 나누고 떠났습니다.

'봉사'를 통해 행복을 나누고 존재 가치를 완성하려 한 삶이었습니다.

[정진석/추기경 : 6·25 전쟁 때부터 오늘까지, 오늘이 나에게 마지막 날일 수 있다. 가장 보람 있는 건 뭔가. 남을 위해 사는 거지. 완벽하게 그렇게 못 했죠. 내 욕심 챙긴 것도 많죠. 그렇게 노력은 하고 살았어요.]

전쟁 고아를 돌보다 결국 발명가 대신 사제의 길을 택해, 1961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70년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습니다. 

2006년에는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이 됐습니다.

독재 정권에 맞선 고 김수환 추기경에 비하면 '조용한 추기경'이었습니다.

[염수정/추기경 :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아버지였다면 정 주교님은 어머니와 같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고 우리들을 품어주시고…]

하지만 정 추기경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안을 선사했습니다.

[정진석/추기경 : 사랑하자는 말보다 먼저 이해합시다. 인정합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고마움을 인정하고…우리 인정받기 위해 사는 거니까.]

평생의 취미라고 한 집필도 결국 자신의 깨달음을 나누기 위한 '봉사'였습니다.

[정진석/추기경 : '하느님. 제 글 통해 같이 참여하도록 이끌어주세요' 이런 지향을 가지고 계속 쓰는 거죠.]

정 추기경은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남겼습니다.

[정진석/추기경 : 모든 국민이 행복했음 좋겠어요. 마음 편하고 물질적으로 실업자 없고 가정도 편안하고…]

정 추기경이 어젯밤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행복하라. 그게 하느님의 뜻이다'였습니다.

(화면제공 : 가톨릭평화방송 가톨릭인터넷굿뉴스)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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