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요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은 성인의 절반 넘게 백신을 맞았지만, 인구 수보다 훨씬 많은 백신을 확보해놓고 있습니다. 또, 전쟁 났을 때 쓰는 법을 활용해서 원료의 수출을 막고 특허권을 잠시 풀어달란 호소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임종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천만 회분을 곧 인도 등 다른 나라에 풀기로 했습니다.
[젠 사키/미국 백악관 대변인 : 국무부 등과 협의해 전 세계의 다양한 (백신) 요청과 필요를 평가할 것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선 허가가 안 나 쓰지 않는 백신입니다.
이것 말고도 미국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 6억 회분을 확보해 놨습니다.
성인의 절반 이상은 이미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전시에나 쓰는 국방물자생산법을 앞세워 백신 원료와 장비의 수출을 막고 있습니다.
[팀 매닝/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조정관 (현지시간 2월 5일) : 바이든 대통령이 국방물자생산법을 비롯해 대유행 통제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사용하도록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로 꼽히는 인도 세룸 인스티튜트는 최근 원료 수출금지를 풀어달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 요청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 달에 1억 6천만 회분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전 세계 백신 수급 불균형은 심해지고 있고, 대규모 생산 차질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조치가 끔찍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은 심각하지만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들은 백신 특허권을 포기하면 기술이 중국과 러시아에 넘어갈 수 있다며 미국 당국에 경고까지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코로나 종식을 위해 특허권을 잠시 내려놓자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미국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연·김충현·배장근 /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