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라임 사건의 피의자에게 검사들이 향응을 받았다는 '검사 술접대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연루된 검사 3명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최근에 이 가운데 1명이 접대를 받은 걸 인정했습니다. '모르쇠'로 뭉쳤던 일종의 카르텔이 깨진 셈입니다. 법무부는 강력한 징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입니다.
라임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온 김봉현 씨가 이곳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폭로가 나온 건 지난해 10월입니다.
그리고 한 달여 뒤, 검찰은 술접대가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이 중 2명만 재판에 넘겼습니다.
술자리에 머문 시간 등을 계산해 검사 2명은 96만2천 원어치의 접대만 받은 걸로 결론지었고, 100만 원이 안 된다며 불기소했습니다.
이들 4명은 수사 과정 내내 술접대는 "사실이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고 일관해왔습니다.
말을 맞춘 듯 일제히 휴대전화도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 검사 한 명이 술접대를 시인했습니다.
'모르쇠'를 주장해온 이들의 카르텔이 깨진 겁니다.
이 검사는 법무부의 감찰 과정에서 유흥업소에 왔다는 직접 증거가 부족해 징계가 유보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최근 물증을 확보하자, '술자리에 있었던 게 맞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습니다.
이 진술서엔 '자신이 먼저 술자리를 떴다'는 내용도 담긴 걸로 알려졌습니다.
검사 술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반년 만에, 처음으로 이를 인정하는 참석자가 나오면서 법무부의 징계에도 다시 속도가 붙게 됐습니다.
법무부 감찰관실은 "여러 논란을 잠재우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검사 3명 모두에 대해 '직무 배제' 등 징계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