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정치 이슈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 뉴스 행간읽기 > 정치팀 고승혁 기자입니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규칙이 시시각각 바뀐다면 제대로 뛸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집을 사려는데 부동산 정책이 계속 바뀌면 어떨까요?
문재인 정부에서 약 2달마다 한 번씩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룰이 정해져 있어야 플레이를 하지, 이건 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규칙은 또 바뀔 것 같습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주자부터 '부동산 세금을 내려야 한다', '유지해야 한다' 주택 정책을 또 바꾸겠다고 나섰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 : 보유세를 완화하는 것은 민주당의 '갈 지'자 행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런 논의를 안 하는 게 좋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 : 공시지가를 현실화하는 정부 기조는 유지하더라도 (공시지가의) 일시적 동결이나 또 가격 상승에 연동해서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건 좀 검토해봐야…]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어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 : 종부세는 현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홍영표 후보는 공시지가를 동결하자, 송영길 후보는 종부세를 내리자, 우원식 후보는 그냥 그대로 좀 가자, 당최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당 대표 후보만 이런 게 아닙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동산 세제를 '바꾸자', '안 바꾼다'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 (어제) : 세금 관련 논의는 당분간 없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오늘) : (종합적으로 다 세제까지 포함해서 논의하는 건 맞는 거죠?) 정책방향이 크게 흔들릴 순 없겠지만 배제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부동산 세금을 바꾸겠단 건지, 아니란 건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겁니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원칙과 경제부총리의 말도 충돌하고 있습니다.
[신년 기자회견 (지난해 1월) : 크게 보면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보유세, 그러니까 종부세 등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26일) "(종부세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받아들인다. 열어놓고 검토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그러니까 부동산에 세금을 어떻게 물릴지 대통령도, 경제부총리도, 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당 대표 후보도 제각각 다른 소리를 내놓은 겁니다.
듣기 복잡하실 텐데요.
뉴스가 혼란스러운 게 아니라 혼란스러운 상황을 뉴스로 전해드리고 있는 겁니다.
오늘 짚어볼 뉴스입니다.
혼란에 빠진 '부동산 대책'…여당도 정부도 '우왕좌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