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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사퇴·나발니 석방" 러 대규모 시위|아침& 세계

입력 2021-04-23 08:46 수정 2021-04-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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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21일,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시위가 러시아 전역에서 펼쳐졌습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을 향해 '레드 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은 물러나라! 푸틴은 물러나라!]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푸틴 대통령의 사퇴와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러시아 내무부는 29개 도시에서 1만4천여 명이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야권은 모스크바에서만 6만 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시위는 늦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경찰은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에서만 26명이 체포됐습니다.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가장 많은 743명이 붙잡히는 등 러시아 전역에서 1천6백여 명의 시위 참가자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 소속 변호사와 나발니의 비서 등 측근들도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은 여전히 두렵지 않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위 참가자 : 우리는 불법을 싫어하고, 부패를 싫어합니다. 사람이 감옥에 갇혀서 의사도 만날 수 없는 상황도 싫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입니다.]

모크스바 시위에 나발니의 아내도 참가했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나발니의 건강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리와 다리에 마비 증세가 왔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민간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게 해 달라며 단식 투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수일 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옵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나발니가 사망하면 러시아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가 열렸던 지난 21일, 연례 국정 연설에 나섰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이 서방 국가들에게 새로운 스포츠가 됐다며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우리는 정말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여 결국 다리를 불태우거나 폭파시키려고 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할 것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의 현재 상황과 그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국가의 갈등,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주러시아 공사를 지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나발니의 건강상태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시위에서 측근들도 다수 체포됐다고 하고요. 그동안 동력을 상당히 상실한 것으로 보였었는데 반정부시위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우선 현 상황을 보면 그간 서방에서 집요하게 시도해 온 나발니라고 하는 러시아 야권인사 띄우기가 먹혀들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나발니 건강이 나빠진 것은 자신의 석방을 주장하며 단식을 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나발니는 러시아의 범야권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대해 피로감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나발니 상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현재와 같은 시위가 장기화될 것 같지는 않다고 봅니다.

 
  •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나섰습니다.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졌었는데 상당히 강한 어조로 말이죠. 서방국가들에 경고를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의도 어떻게 분석하세요?

    사실 서방 언론은 그동안 러시아 국내 상황에 대해 일방적인 보도를 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서방국가들이 러시아 시민단체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면서 러시아 국내 정치에 개입한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지지하는 서방을 향해서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경고를 했는데 서방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서방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단절할 수도 있다고 하였는데 서방이 러시아의 특정 정치인과 관련하여 도를 넘는 간섭을 계속한다면 서방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타격을 주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됩니다. 물론 그로 인해서 러시아도 피해를 볼 수 있겠습니다마는 러시아인들의 기질로 볼 때 감내할 것으로 봅니다.

 
  • 미국은 나발니가 만일에 사망을 하게 된다면 푸틴 대통령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은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는 일도 있었고요.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등 화해의 손짓도 여전히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갈등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우선 나발니라고 하는 사람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대항했던 넬슨 만델라 또는 80년대 폴란드 민주노조의 기수였던 레흐 바웬사 같은 인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서방이 과도하게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지적한다면 미얀마에서 군부에 저항하는 민간인들이 이미 700명 이상 살해되었고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등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는데 과연 서방은 미얀마 군부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 제의는 러시아가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바이든이 언론에서 푸틴을 살인자라고 한데 이어서 푸틴이 바로 1:1 생방송 맞장토론을 하자고 하니까 바이든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러시아로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회담 제의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러시아 서방 간의 갈등 전망을 말씀하셨는데 현재와 같이 미국,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 미국이 과연 러시아를 몰아붙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득이 될 것이냐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미국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러시아, 서방 간 갈등은 지속되더라도 어느 수준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6일,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을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재단은 해체될 수 있고, 소속 활동가들은 최대 10년까지 징역형이 처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검찰의 이번 조치는 소련 연방이 해체된 뒤 러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억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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