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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임진강 전투' 의 기억..."서울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입력 2021-04-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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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70년 전, 낯선 나라의 땅에 첫 발을 딛은 19세의 영국 소년 토미 클로프의 눈에 한국은 폐허였습니다.

"그때 당시 한국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특히 서울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평지였습니다."

19살의 나이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지 2년 뒤인 21살 생일은 포로수용소에서 맞이해야 했습니다. 전쟁이 멈추고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자신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1951년 임진강 일대의 모습은 이후 70년 동안 기억에서 지울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영국군 참전용사 토미 클로프씨의 영상 메시지 화면영국군 참전용사 토미 클로프씨의 영상 메시지 화면


그는 "북아일랜드와 남아일랜드 출신의 좋은 동료들로 구성된 왕립 얼스터 보병연대 제1대대원으로서 한국에서 복무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진강 전투 70주년을 맞은 오늘 오전 경기도 파주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입니다. 오늘 기념식에선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한국을 직접 방문하지 못한 영국군 참전 용사 3인의 영상 메시지라 전달 됐습니다. 이들은 미리 촬영한 영상을 통해 70년 전 치열했던 전장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1951년 4월 22일에서 25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일대에서 벌어졌던 '임진강 전투'는 영국군 제29여간 소속 5700여명의 병사들이 중공군 3만 여명의 서울 침공을 저지한 전투로, 6·25 전쟁 가운데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 전투에서 영국군 글로스터 대대는 652명의 대대원 중 59명이 전사하고 526명이 포로로 잡히는 극한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참전용사 알버트 머로우씨는 "이 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잃었다"고 기억하며 "오늘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군 참전용사 알버트 머로우씨의 영상 메시지 화면영국군 참전용사 알버트 머로우씨의 영상 메시지 화면


오늘 기념식에선 코로나19로 방한하지 못한 참전용사와 유족들을 대신해 부산시 남구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57기의 영국군 묘비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헌화하는 모습이 생중계 되기도 했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참전 용사들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보훈처는 전사자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임진강 전투 70주년 기념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왼쪽) 등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임진강 전투 70주년 기념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왼쪽) 등 참석자들이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참전 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성공적인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참전용사들은 항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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