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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입력 2021-04-13 14:48 수정 2021-04-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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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최근 청년층에서 젠더 갈등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2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받는 혜택을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이공계 장학금 여학생 할당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장학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21년도 이공계 우수학생 국가장학 사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439억 원 규모로 8,258명이 대상입니다. 한번 장학생으로 선정된 뒤 일정 성적과 학점을 유지하면 매 학기 전액 지원하는 구조입니다. 이공계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는 장학금입니다.
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시행계획에는 실제 장학금을 일정 비율로 '여학생'에게 지급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재학생'은 총인원의 30%, '신입생'은 35%가 여학생 몫입니다. 다음 달까지 대학들이 내부검토를 거쳐 추천을 마치면 장학재단이 상반기 내로 선정자를 확정해 장학금을 지급하게 됩니다. 한국장학재단은 강제규정이 아닌 권고라고 했지만 대부분 대학은 이 규정에 따라 국가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년도 국가장학금 지급 성비 비율을 확인한 결과 여학생 선발비율은 모두 권고 이상인 40%대로 조사됐습니다.
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여학생 배정 몫이 절반도 안 되는데 무엇이 문제냐" 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전체 공학 계열 대학생 기준 57만4156명 가운데 여학생은 11만5352명으로 전체의 20.1%에 불과합니다. 장학금을 받는 데 있어 여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결국 '공대 장학금은 무조건 아름이(여자 공대생) 몫'이 그냥 나온 소리가 아닌 거죠. 실력이 아닌 성별로 장학금을 주는 것은 불공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이 근거 없이 여학생 할당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03년 제정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여성과기인법) 9조에는 이공계 대학 재학 중인 여학생 중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 여학생 비율을 적정하게 유지하도록 권장하라고도 되어 있습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당시 여성과기인법 시행령을 만들며 여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진학률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장학금 여학생 할당 규정이 처음 시행됐습니다.
공대 장학금 할당제 논란…여학생 비율은 20%인데 선발은 30% 권고

그러면 정부가 여학생만 우대하고 있는 걸까요? 남학생들이 우대받는 분야도 있습니다. 대다수 교육대학은 신입생 선발 시 성비제한을 통해 여학생 비율이 60~8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관행입니다. 결국, 따져보면 이공계 여학생 장학금과 교대 남학생 선발 규정 모두 성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입니다. 남녀차별 없이 개성과 성별에 따른 고유한 특성을 존중받으며 가정과 사회에서 동등하게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볼 수 있는 겁니다. 특정 분야의 남녀 성비 쏠림 현상은 결국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논란 역시 불공정이 아닌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포석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세줄 요약입니다.

1)이공계 국가장학금 여학생 할당제 2014년부터 시행 중
2)남학생 : 이거 불공정 아님?/ 여학생 : 교대 남학생 할당제는 뭔데?
3)멀고도 험난한 남녀평등, 하지만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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