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vs 민족주의 충돌 격화|아침& 세계

입력 2021-04-13 08:39 수정 2021-04-13 11:2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영국 내에 잔류하기를 원하는 연방주의자와 독립을 원하는 민족주의자 양측의 충돌이 날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영국령이지만, 아일랜드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에서 해묵은 갈등이 다시 터졌습니다. 연방주의를 지지하는 친 영국계 신교도들과 민족주의를 지지하는 친 아일랜드계 구교도들이 각각 시위에 나선 겁니다. 경찰이 물대포와 플라스틱 탄환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 경찰관 8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폭력 시위는 브렉시트 때문에 촉발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정부는 북아일랜드를 유럽연합 단일 시장에 남기는 조건으로 브렉시트 협정을 맺었습니다.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를 넘나드는 화물이 모두 통관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자 연방주의자들은 북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자들과도 충돌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북아일랜드 현지 주민 :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해결책을 정말 모르겠습니다. (양측의 충돌을)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전화 통화를 한 뒤 폭력을 멈춰 달라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아일랜드계 혈통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북아일랜드 정치권 역시 수습에 나섰습니다.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과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비판했습니다. 알린 포스터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정치적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알린 포스터/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 : 정치적 문제에는 거리 폭력이 아닌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깊고 중요한 정치적 도전에 직면해있고, 공동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북아일랜드에서 격화되고 있는 시위의 배경과 해결책,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영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방청록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이번 폭력 시위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아일랜드의 역사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가 1921년 영국에서 독립을 했잖아요. 그때부터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역이죠?

    그렇습니다. 사실 아일랜드 지역이 영국에 합병이 된 것이 1801년이었습니다. 사실 그 이후에 많은 영국인들이 지금 현재의 북아일랜드 지역으로 이주를 했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결국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영국계 사람들이 여전히 거주하고 있었던 북아일랜드 지역은 계속 영국령으로 남기로 그렇게 결정을 하면서 그 이후에 영국령으로서 북아일랜드가 남기로 원하는 사람들과 다시 아일랜드와 이제 독립해서 아일랜드와 통합해야 한다, 통일해야 된다는 입장이 그 이후부터 계속 서로 갈등하는 상황이 역사적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 있습니다.

 
  • 오랜 기간 지속됐던 갈등을 앞서 봉합했던 것이 1998년 벨파스트협정이죠. 당시 어떤 내용들이 담겼습니까?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은 이제 1998년 4월 10일에 체결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 지난 토요일이 23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제 친영국계 연방주의자들 개신교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고요. 또 친아일랜드계의 민족주의자들은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독립주의자들인데 또 가톨릭 종교를 배경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민족 간 갈등 그리고 종교 간 갈등이 아일랜드에서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테러를 하고 또 무장으로 공격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다 보니까 이제 이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 오랜 기간 동안 협상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 체결된 것이 바로 벨파스트 평화협정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 내용은 이제 북아일랜드 지역이 독립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일랜드계 혹은 구교 세력이 포기한다, 그 대신 북아일랜드 지역은 자치정부에 의해서 운영되도록 한다, 그리고 북아일랜드 지역과 아일랜드 지역은 서로 새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어서 오랜 기간 지속되었던 북아일랜드 지역에서의 무장공격, 테러 이러한 상황들이 이제는 사라지고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그런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이 벨파스트 평화협정이었습니다.

 
  • 말씀하신 대로 민족과 종교, 역사 문제가 얽히고설킨 해묵은 갈등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갈등을 다시 봉합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요. 유럽연합과 영국이 북아일랜드 무역 규칙에 대해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소식도 들리고 있는데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 배경이 되는 게 결국 브렉시트였습니다. 영국에서 EU에서 탈퇴를 하면서 북아일랜드 지역은 여전히 EU에 남기를 원했었는데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다 보니까 결국 이 브렉시트 과정 속에서 여러 논쟁이 있었었고요. 결과적으로 서로 합의가 되었던 것이 북아일랜드 지역은 어쨌든 EU의 단일시장 규제를 받는 지역으로 남겨두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겼냐 하면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 지역으로 오가는 상품에 대해서는 또 새롭게 검역과 그리고 관세 절차를 거쳐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까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이제 고립감을 느끼고 경제적으로 특히 영국계, 즉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이제 더 고립되었다, 그런 이제 불만이 생기면서 이번 분쟁이 생겼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서 최근의 분쟁 이후에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든지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북아일랜드 협약을 새롭게 개정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최근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아마 어떠한 형태로든 지금의 갈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합의가 이제 조금씩이라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개정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의 주역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북아일랜드 정치인 존 흄은 생전에 "차이에는 존중이 정답이다. 싸움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피를 흘리는 대신 북아일랜드의 공동 이익을 위해 땀을 흘리자고 강조했습니다. 23년 동안 유지돼 온 북아일랜드의 평화가 다시 흔들리는 지금 존 흄의 말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