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파른 벽에서 길을 찾아 나가는 스포츠 클라이밍,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죠.
김자인으로 알려진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첫 국가대표로 도전 기회를 얻은 열여덟 살 서채현 선수를 최하은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멀찍이 떨어져 길을 가늠한 뒤 한 손 한 손, 한 발 한 발 침착하게 내딛는 서채현에게 오르지 못할 벽은 없습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던지니 더 오를 곳 없는 15m 꼭대기에 다다릅니다.
[현지 중계 : 정상에 오를 힘이 있어요. 정말 뛰어난 실력입니다.]
성인 데뷔 시즌, 여섯 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만 네 번 목에 걸며 모두를 놀라게 한 열 여덟 살 서채현.
스포츠 클라이밍이 첫 정식 종목이 된 도쿄올림픽에선 태극마크를 달고 벽을 오릅니다.
코로나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취소돼 이전 성적으로 출전권을 따낸 건데, 설렘보단 책임감이 더 크다 말합니다.
[서채현/국가대표 : 첫 올림픽에, 첫 번째 주자니까 영광이고…]
아이스 클라이밍 국가대표인 아버지를 따라 일곱 살부터 바위를 타기 시작했고, 놀이터 삼아 오르내리다 보니 김자인에 이은 또 하나의 '스파이더 우먼'이 됐습니다.
지구력이 뛰어난 서채현의 주종목은 정해진 시간에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 겨루는 '리드'.
손끝으로 매달려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창조적인 길을 빠르게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채현/국가대표 : 루트를 자기가 풀어나가는 거여서, 생각도 많이 해야 하고 못 하던 루트 풀었을 때 성취감이 남달라요.]
올림픽에선 세 종목 순위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만큼 로프 없이 벽을 타는 '볼더링'과 빠르기를 경쟁하는 '스피드'에 필요한 근력과 순발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발끝까지 힘주려 꽉 끼는 신발을 신고, 손도 성한 곳이 없지만 암벽 위에서 가장 자유롭다 말합니다.
[서채현/국가대표 : 운동하는 걸 즐기다 보니까…쉬는 날도 놀러 올 때 '클라이밍을 좋아하는구나' 생각이]
하루빨리 바위산으로 여행을 떠나고, 얼음벽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서채현.
올림픽이라는 큰 벽을 향해 오늘도 길을 찾아 나섭니다.
(화면제공 :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