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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백신은 아니지만 사회 건강하게 만들어"

입력 2021-04-02 19:02

모교 와세다대 입학식서 처음으로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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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와세다대 입학식서 처음으로 축사

"소설이 우리 사회의 백신이나 즉효약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소설이 없다면 사회는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사회에도 마음이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제(1일) 모교인 와세다대 문학부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무라카미의 모교 행사 연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자신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습니다. "재학 중에 결혼했기 때문에 결혼하고 일을 시작하고, 졸업했다"면서 "보통 사람의 순서와는 반대로 되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삶을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인생은) 어떻게든 될 것"이라며 신입생들에게 유머 섞인 격려를 보냈습니다.

선배 소설가로서의 조언도 건넸습니다.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소설은 쓰지 못한다"며 "머리와 마음의 균형을 잘 찾아내라"고 말했습니다.

문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논리만으론 구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걸 제대로 천천히 잘 건져내는 일이야말로 소설의, 문학의 역할"이라면서 "마음이랑 의식 사이의 간극을 채워나가는 게 바로 소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설을 '사람의 손에서 손으로 계승되어 온 횃불'에 비유하면서, "여러분 중에 이 전통을 따뜻하고 소중하게 이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매우 기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일 모교인 와세다대에서 예술공로 표창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오른쪽)지난 1일 모교인 와세다대에서 예술공로 표창을 받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오른쪽)

무라카미는 이날 축사를 마친 뒤 와세다대로부터 예술공로자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 학교는 오는 10월 무라카미의 원고나 자료를 보관하고 공개하는 국제 문학관인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를 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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