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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민들이 해양수산부 장관 차 앞에 몸을 던진 이유는

입력 2021-04-02 17:00

정기여객선 운항 중단 후 "이동권 보장하라" VS "절차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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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여객선 운항 중단 후 "이동권 보장하라" VS "절차 따라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1일 '수산인의 날' 기념식 참석을 위해 포항을 찾았다가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기념식을 마친 후 울릉군 주민들의 요청으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서 간담회를 열었는데, 간담회 뒤 주민 일부가 문 장관이 타려던 차량 앞을 막아선 겁니다.

1일 경북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군민들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탄 차를 막고 있다. 군민들은 포항~울릉 대형카페리 공모사업의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1일 경북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울릉군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군민들이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탄 차를 막고 있다. 군민들은 포항~울릉 대형카페리 공모사업의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경찰과 보안요원들이 장관 차량으로 달려드는 주민들을 제지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쓰레기 등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주민들은 "여객선이 없으면 섬 주민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다",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지난해 2월 28일 선령 만기로 정기여객선인 썬플라워호가 운항을 중단한 후 섬 주민들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울릉군 주민이자 울릉군 여객선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인 정 모 씨에게 자세한 사정을 물었습니다.
현재 포항~울릉도 간 노선에서는 300t~600t급 여객선 3척이 운항하고 있으나 소형여객선이어서 주민들이 뱃멀미에 시달리고 생활필수품과 택배를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잦은 결항으로 육지를 찾기 어려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한해 결항하는 날이 131일에 달합니다. 대형여객선이 들어오면 결항 일이 30일 정도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제주도에서 운행하던 배가 이쪽으로 운항하겠다고 신청하자 제주도 쪽 인사들이 막고 있다는 말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포항해수청이 포항∼울릉 카페리선 운영 사업자를 공개 모집한 결과 H사가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해수청은 이 H사가 신청한 썬라이즈제주호가 공모에 적정한 선박이 아니라고 판단해 공모 신청을 돌려보냈습니다. H사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이 인용했습니다. 반려처분 취소 소송은 진행 중입니다.

H사 사장은 기자에게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공모 심사를 진행하라는 얘기인데 포항해수청이 본심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공모 심사를 하겠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제주도에 다니던 선사 중 저희 하나 빠진다고 해서 제주도 관광객 수송에 무리가 가는 것도 아닙니다. 왜 막는지는 해수부의 내부적인 정책적 판단인 것 같습니다."

포항해수청 담당자는 반박합니다.
제주도에서 운행하던 배를 옮긴다고 해서 반려한 게 아니라 현대화펀드 지원 배경, 규정 등의 문제로 반려했다는 겁니다.
담당자는 "본심 소송 결과를 보고 공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해수부 산하 포항해수청은 절차와 규정을 거론하지만, 주민들은 하루속히 이동권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양측 주장이 이토록 맞서는 한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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