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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간부, '집합'에 폭행ㆍ폭언, 술값 대납 갑질 의혹…인사조치

입력 2021-04-02 05:02 수정 2021-04-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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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상습 음주 등의 논란으로 지난 2월 경찰서장이 교체된 강남경찰서에서 또다시 직장 내 갑질 및 폭행ㆍ폭언, 접대 등 의혹으로 핵심 간부 두 사람이 대기발령 등 인사 조치를 받게 됐습니다.

서울경찰청은 1일 강남경찰서 과장급 간부 A 경정을 대기발령하고, 계장급 간부 B 경감을 타 경찰서로 전출했습니다. 두 사람은 관할 경찰서로 접수되는 대부분의 형사ㆍ강력 사건 수사를 지휘ㆍ감독하는 간부입니다. A 경정은 지난해부터, B 경감은 2019년 말부터 과장과 계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두 사람이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 등의 갑질을 하거나, 밥값이나 술값 등을 대신 계산하게 하는 방식으로 접대를 받아왔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개월에 걸쳐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경찰서. 연합뉴스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특히 B 경감에 대해선 귀를 잡고 흔들거나 팔 사이에 머리를 끼워 압박하는 등의 방식으로 직원들을 폭행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팀장급 경찰관들에게 폭언이나 반말을 하는 등의 '직장 내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또 자신과 가깝거나 같은 지역 출신 인사를 좋은 보직에 앉히는 방식으로 인사권을 남용해왔다는 내부 고발도 서울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B 경감이 한밤중 술에 취해 경찰서에 와 부하 직원이 집까지 데려다주거나, 나이가 어린 직원들을 한자리에 '집합' 시켜 폭언ㆍ폭행을 한 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경찰서는 '버닝썬 사태'의 후폭풍으로 지난 2019년 당시 경찰서장이 대기발령 조치됐고, 장기 근무 경찰관들이 대거 다른 경찰서로 전출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경찰서장이던 박 모 총경이 부임한 지 약 한 달 만에 다시 비위 의혹으로 대기발령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박 총경은 여러 차례 근무 시간 중 술을 마시거나, 술자리에 부하 여성 경찰관들을 불러낸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경찰 출신 변호사와 유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감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열심히 일만 해 온 죄 없는 직원들까지 오로지 장기 근무자라는 이유만으로 전출시켰는데, 이제는 그 빈자리를 두고 특정 간부가 인사 전횡을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니 힘이 빠진다"이라며 "묵묵히 일하는 젊은 직원들의 사기가 더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윤정민 기자 yunjm@jtbc.co.kr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연합뉴스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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