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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악무도한 왜적과 악전고투" 백범 김구 친필 추도사 복원

입력 2021-03-31 14:34

김구 "유관순 열사의 죽음은 훌륭하고 큰 공훈 세운 것"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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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유관순 열사의 죽음은 훌륭하고 큰 공훈 세운 것" 추모

"빼앗기었던 국토와 잃었던 민족을 찾으려고 포악무도한 왜적과 악전고투하였고 성스러운 의혈을 흘려 순국하신 것입니다"
"유관순 열사의 죽음은 천고불멸의 위훈(훌륭하고 큰 공훈)을 세운 것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한지에 붓글씨로 쓴 유관순 열사 추도사가 복원돼 공개됐습니다. 이 추도사는 김구 선생이 서거하기 두 해 전인 1947년 11월 27일 작성됐습니다. 이날은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의 현장인 충남 천안시 병천면 구미산에서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기념비' 제막식이 거행된 날입니다. 1919년 4월 1일 주민 3천여 명이 참여한 호서지방 최대 독립 만세운동을 기념하고 이를 탄압하는 일제에 순국한 열사들을 기리는 첫 공식행사에 김구 선생이 직접 추도사를 작성한 겁니다. 아우내 독립만세운동 19명이 순국했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감옥에 갇혔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붓글씨로 쓴 추도사(1947년)〈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백범 김구 선생이 직접 붓글씨로 쓴 추도사(1947년)〈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이번 추도사 복원은 지난해 5월 유관순 열사 기념관에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복원을 요청하여 이뤄졌습니다. 한지 2장을 접착제로 붙인 형태인 이 추도사는 접착 부위가 심하게 오염된 상태였습니다. 국가기록원은 자체 제작한 중성 접착제로 접착 부위를 복원했습니다.

복원 전(왼쪽) 모습과 복원 후(오른쪽) 모습. 한지 두 장을 이어 붙인 부분의 오염을 제거하고 새로운 접착제를 발라 보존력을 높였다.〈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복원 전(왼쪽) 모습과 복원 후(오른쪽) 모습. 한지 두 장을 이어 붙인 부분의 오염을 제거하고 새로운 접착제를 발라 보존력을 높였다.〈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아래는 백범 김구 선생이 쓴 추도사 전문입니다.

대한민국 29년 11월 27일.
김구는 순국선열기념비 건립 거행에 당하야 일언의 추도사를 올리게 됨을 가장 광영으로 생각하며 또한 비분을 금치 못하는 바입니다.
순국선열은 빼앗기었던 국토와 잃었던 민족을 찾으려고 포악무도한 왜적과 악전고투하였고 성스러운 의혈을 흘려 순국하신 것입니다.
그 흘리신 피는 결코 헛되임이 없을 뿐 아니라 그 피는 보혈이 되고 또한 멸망한 국가에, 거의 빈사에 빠져 명재경각에 처한 삼천만 민족의 활명수가 된 것입니다.
그리하야 빼앗기었던 국토, 잃었던 민족을 찾은 것입니다.
오호라 천추에 한을 남기고 가신 선열의 숭고한 의거-역사에 빛나며 만대에 교훈이 될 것이로다. 특히 처녀 유관순 열사의 거룩한 의거 숭고한 죽음은 일월같이 빛나고 빛나 천고불멸의 위훈을 세운 것이다.
우리는 선열의 독립정신과 유지를 받들어 조국의 완전 자주독립을 달성하도록 분투노력하여서 민족으로서 죄 되고 부끄럼이 없도록 함으로 순국선열의 영혼이 구천에서 편안히 잠드시도록 할 것을 이날을 기하여 더욱 결심하며 맹서하는 것입니다.

사진 우측부터 읽었을 때 "유관순 열사의 거룩한 의거와 숭고한 죽음은 일월같이 빛나고 빛나 천고불멸의 위훈을 세운 것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부분. 〈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사진 우측부터 읽었을 때 "유관순 열사의 거룩한 의거와 숭고한 죽음은 일월같이 빛나고 빛나 천고불멸의 위훈을 세운 것이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부분. 〈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이가혁 기자(gawa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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