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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성당 자폭 테러…IS 추종 신혼부부 소행|아침& 세계

입력 2021-03-31 08:30 수정 2021-03-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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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가톨릭 성당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테러범들은 6개월 전에 결혼한 신혼부부로 드러났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CCTV 화면입니다. 도로 한쪽에서 갑자기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마카사르의 가톨릭 성당 정문 앞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입니다. 테러범 두 명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성당 경비원과 신도 등 19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탄 남녀가 성당 안쪽으로 들어가려다가 폭탄이 터졌습니다. 성당 신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피해 성당 신부 : 테러범들이 성당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이들이 정문에 들어서자 경비원이 의심스러워 했는데, 잠시 후에 갑자기 폭탄이 터졌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 테러범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를 추종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단체 자마 안샤룻 다울라의 조직원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더욱이 이들은 불과 6개월 전에 결혼한 신혼부부였습니다. 경찰은 숨진 부부의 거주지 등을 압수수색했고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저는 테러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고, 경찰서장에게 해당 테러 조직의 뿌리까지 없애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 밝혀진 IS 추종 단체는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동 자바주 수라바야 교회와 경찰서에서 발생했던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도 부부는 물론이고 아홉 살 아이까지 일가족 모두가 자살 폭탄 테러에 동원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반복되고 있는 IS 추종 단체의 자살 폭탄 테러 배경과 파장,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희수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IS의 잔당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요.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테러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사건이 발생했고요. 인도네시아도 IS와 그 추종단체들의 주요 활동지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무슬림 젊은이들이 IS 테러 대원으로 대거 참여했었습니다. 그리고 1919년 IS 지휘부가 괴멸된 이후에 이들 잔당들이 귀국하면서 이 IS형 무차별 테러가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로 확산된 측면이고요. 인도네시아는 비교적 온건한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400년 이상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 같은 서구의 오랜 식민 통치를 경험하면서 인도네시아에 팽배해 있는 반서구 정서가 IS 테러조직을 위한 좋은 공간이 되어 왔습니다. 그 결과로 2014년 IS 등장 이후에 지금까지 45건 이상의 테러가 주로 기독교 시설을 목표로 한 적이 많았고요. 이번 술라웨시의 마카사르 성당 테러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 특히 이번 테러는 신혼부부의 소행으로 드러나서 더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2018년 테러 당시에는 9살 아이까지 테러에 동원됐고요. 이처럼 가족 단위의 자살 폭탄 테러가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참 비극적 현실인데요. IS는 이미 괴멸된 상태고 또 반이슬람적이고 반인륜적 잔혹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테러조직원을 충원하기가 지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IS 테러조직의 용병으로 가담했다 돌아온 잔당들이나 이웃한 필리핀 남부의 아브 사야프 같은 극단적인 무장세력들과 연계하면서 그 과정에서 대테러전쟁으로 가족을 잃었거나 이념적으로 세뇌된 극단적 분노 세력들이 가족 단위로 테러를 벌이는 것으로 지금 파악됩니다. 용병 방식의 테러 군자 확보가 어렵다는 반증이죠.

 
  • 방금 괴멸됐다고 말씀을 하신 것처럼 IS는 지난 2019년에 패망했습니다. 하지만 조직이 재건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IS는 종교적, 이념적 확신 조직이라기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이번 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알려진 자마 안샤룻 다울라 같은 인도네시아 지역테러 단체들은 상당히 체계를 갖춘, 그리고 동조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역량이나 비전을 갖춘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확산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요. 다만 사회적 불만 세력이나 소수의 부유한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박탈감 표출세력이나 특히 공권력에 의해서 가족들이 피해를 입은 분노세력들이 있는 한 IS 잔당들이 일정 부분 먹잇감을 찾을 수 있다고는 보여집니다. 따라서 잠재적인 분노세력이나 이런 사회적 소외집단들을 줄이고 관리하는 체계적인 정책이 테러 위협을 줄일 수 있는 그런 상황임을 우리가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겠죠.


인도네시아는 국가 표어로 '다양성 속의 통일'을 내세울 만큼 관용과 온건주의를 추구해 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2천만 명 이상의 무슬림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힌두교 등 다른 종교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슬람 급진주의 기조가 강화되면서 IS 추종 세력의 테러가 다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성당 테러는 인도네시아 국민이 지지하는 관용과 다양성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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