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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무슬림 탄압"…방글라데시 '반인도 시위' 격화|아침& 세계

입력 2021-03-30 08:38 수정 2021-03-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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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방글라데시를 방문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모디 총리의 방문에 항의하는 반인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를 비롯해 주요 도시 곳곳에서 수천 명이 반인도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슬람 강경파와 학생들이 시위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디 총리가 인도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을 탄압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디 총리가 인도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재임하던 2002년 당시 힌두 극우세력이 무슬림 수천 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총 인구의 약 90%가 무슬림으로, 이번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반인도 시위 참가자 : 모디는 테러리스트입니다. 모디는 구자라트의 도살자입니다. 그가 방글라데시에 왔지만, 방글라데시 무슬림들은 그를 보고싶지 않습니다. 이 땅의 무슬림들은 (모디를 초청한) 집권여당 역시 보고싶지 않습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총기까지 동원해 강제 진압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지금까지 10대 소년 등 13명이 경찰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는데, 경찰은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는 더욱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도로에 불을 지르고 힌두교 사찰 등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8일에는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계속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반인도 시위 참가자 : 평화로운 시위를 벌였는데, 많은 사람들이 (경찰 총격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총파업을 외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의 이번 방글라데시 방문은 1971년 인도의 지원으로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에서 분리 독립한 지 5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도 총리의 첫 번째 해외 방문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디 총리는 백신 외교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방글라데시에 200만 회 접종 물량의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무상으로 전달했고 이번에 120만 회분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글라데시 방문 배경과 방글라데시 현지에서 격화되고 있는 반인도 시위의 배경, 인도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외대 인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찬완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앞서 전해드린 대로 인도가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지원했고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원래 한 나라였죠. 양국의 역사적인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원래 한 나라였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인도의 지원을 받아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할 수가 있었습니다. 방글라데시가 인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독립한 이후 양국은 전반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현 집권당인 아와미 리그가 집권할 때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관계는 한층 발전돼 왔는데 왜냐하면 1971년 방글라데시가 독립을 이끌 때 바로 정당이 바로 그 아와미 리그였던 것입니다. 최근 양국 관계는 더욱 각별해졌는데 그 배경에는 2014년 인도 모디 정부가 통 큰 양보를 하면서 방글라데시와의 영토분쟁을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영토 분쟁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방글라데시한테 인도가 통 큰 양보를 하면서 해결하면서 양국 간의 관계는 최근 굉장히 돈독해지고 있습니다.

 
  • 그런데 방글라데시 시위대는 모디 총리가 무슬림을 탄압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원한이 꽤 깊은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떻습니까?

    방글라데시의 극단주의 무슬림 단체들은 모디 총리가 반무슬림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모디 총리가 속한 BJP란 집권 인도의 여당은 힌두민족주의 정당입니다. 모디 총리가 무슬림을 탄압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데는 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구자라트 사태도 있지만 최근에 모디 정부가 개정한 인도 시민권법 때문입니다. 개정된 인도 시민권법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 2015년 이전에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이주해 온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해 준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슬람 교도를 제외한 힌두교, 불교, 기독교 등 6개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고 불법체류하고 있는 무슬림들에게는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모디 총리가 무슬림을 탄압하고 있다고 방글라데시는 지금 비난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그리고 모디 총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번째 해외 방문지로 방글라데시를 선택한 배경도 주목이 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독립 50주년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겠습니다마는 남아시아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일면 맞는 분석이죠. 사실 중국은 방글라데시와 같은 인도의 주변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인도의 전통 우방국들을 자국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국가에 항구를 건설하여 인도의 안보를 지금 위협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중국은 인도를 제치고 방글라데시의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방글라데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인도 포위 전략에 대응해 인도는 주변국 우선 정책을 펼치면서 방글라데시와 같은 남아시아 전통 우방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번에 모디 총리가 코로나 사태 이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방글라데시를 택한 것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의 주변국 우선 정책의 일환이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


모디 인도 총리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를 만나 국방과 무역, 인프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처럼 모디 총리가 극심한 종교 갈등 속에서도 방글라데시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면서 남아시아를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패권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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