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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운 대동맥 '수에즈 운하'…피해 규모는?|아침& 세계

입력 2021-03-29 08:44 수정 2021-03-2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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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죠,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지난 23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좌초됐습니다. 어제(28일)부터 만조로 바닷물 높이가 상승하면서 모래톱에 박힌 선체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는데, 앞으로 며칠 안에 성공하지 않으면 수에즈 운하가 막혀버린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로 향하던 에버기븐호가 멈춰 선 지 벌써 1주일 가까이 지났습니다. 길이 400m의 선체는 수직으로 세우면 미국 뉴욕의 지상 102층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381m보다 더 높습니다. 이 같은 초대형 선박이 운하에서 가장 좁은 길목인 폭 280m 구간에서 양쪽 제방에 비스듬하게 걸린 채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 관리청은 현지 시간 28일 오전부터 만조 시간에 맞춰 선체를 바닷물에서 띄우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4척의 예인선이 동원됐고 미 해군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선박의 방향키가 움직이는 등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아직까지 성공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배의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평형수까지 빼냈지만, 그래도 안 되면 다른 방법들도 시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에즈 운하 관리청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오사마 라비/수에즈 운하 관리청장 : 선박에 실린 짐을 줄이는 방법도 물론 세 번째 계획입니다만, 우리는 그 계획까지는 도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고로 운하의 길목이 완전히 막히면서 운하 인근에 발이 묶인 선박은 400여 척에 이릅니다. 선박의 위치를 보여주는 추적 지도 그래픽을 보면 수에즈 운하의 교통 체증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는 석유 수급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수출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결국 우회로를 선택했습니다. 유럽 항구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 대변인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레온 빌렘스/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대변인 : 문제 해결에 몇 주 또는 그 이상이 걸리면 확실히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유럽 북서부의 다른 항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수에즈 운하 인근에 발이 묶인 선박들 가운데는 가축 수천 마리를 실은 선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물과 사료가 부족해 가축들이 모두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이집트 당국은 수의사와 사료를 서둘러 보냈습니다. 수에즈 운하의 현재 상황,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수에즈 운하는 세계 해운의 대동맥으로 불리지 않습니까? 그만큼 중요한 곳인데 이번 사태로 피해 규모가 엄청납니다. 이집트는 우리 돈으로 하루 평균 158억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고요. 우리 기업들을 비롯해서 전 세계 해운업의 피해가 매우 크겠죠?

    그렇습니다. 전 세계 교역의 90%가 선박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에즈 운하는 매년 1만 9000척의 배가 통과해서 전 세계 화물의 12~13%를 차지합니다. 그런 게 며칠째 멈춰 있으니까 엄청난 손실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요. 특히 석유도 하루에 10척 정도의 대형 유조선이 지나가서 하루 1300만 배럴이 통과하는데 모두 멈췄습니다. 지금 현재 27일 기준으로 모두 429척이 대기 중이고요. 계속 늘고 있죠. 또 26일 기준으로 화물 전체를 적재한 화물을 계산해 보니까 최소 120억 달러로 나왔습니다. 이러한 물류가 지연되면서 나오는 손실이 지금 엄청난데요. 지금 해운정보업체 로이즈 리스트에 따르면 시간당  4억 달러니까 하루에 약 100억 달러 가까이 돈이 지금 손실을 보고 있는데 이런 게 장기화될 경우에 배가 다른 데 돌아가는 비용이라든지 다양한 비용이 추가돼서 엄청난 손실을 끼칠 것으로 지금 전망되고 있습니다.

 
  • 이번에 사고가 난 에버기븐호는 일본 기업의 소유잖아요. 대만 선사가 장기간 이용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일본과 대만을 향한 배상 문제 제기도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 어떻게 전망하세요?

    앞으로 수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보험금 청구 그리고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 단순하게 그러면 주겠다가 아니고 여기에 대해서 소송이 제기되겠죠. 그래서 결국 전 세계의 다양한 법정에서 소송과 재판이 이루어지고요. 국제해사기구가 영국 런던에 있는데요. 이 기구에서 중재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화주들은 제때 화물이 도착 못 해서 납기일을 놓치면서 거기에 대한 손실을 봤으니까 보험금을 청구할 것이고요. 재해보험사는 보험사와 이들에 대해서 뒤에서 물어주는 재해보험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또 보험금을 준 다음에 운항선사인 에버그린에 손실보상금을 재청구할 수 있고요. 에버그린도 자사가 들어놓은 보험사에 청구를 하는데 통상 이런 큰 배는 1억에서 2억 달러 정도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을 들어놓습니다. 그러면 여기에 대해서도 또 청구, 재판 이런 게 벌어져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요. 수에즈 운하 측도 에버그린에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운하가 손상됐기 때문에. 그리고 요금을 못 받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글로벌 소송전이 줄줄이 이어지고 굉장히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수에즈 운하 위기로 세계 경제가 삐걱거리며 긴장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태가 길어지면 운송 비용이 증가하고, 물류 지연에 따라 물품의 제조 공정이 더뎌지면서 궁극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수에즈 운하 사태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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