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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이어 올해는 홍수로 서식지 잃은 호주 동물들....이번에도 원인은 '지구 온난화'

입력 2021-03-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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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한 마리가 홍수로 불어난 개울을 위태롭게 건넙니다. 머리까지 물에 잠겼다가 가까스로 뛰어나와 목숨을 건집니다.

홍수로 불어난 개울을 건너는 캥거루. 〈사진=로이터〉홍수로 불어난 개울을 건너는 캥거루. 〈사진=로이터〉

강물이 범람하면서 수로에 빠진 캥거루도, 물이 불어나자 겁에 질려 도망친 에뮤도 익사 직전 기적적으로 구조됐습니다.

수로에 갇힌 캥거루, 물에 빠진 에뮤를 구출하는 대원들. 〈사진=WIRES, 로이터〉수로에 갇힌 캥거루, 물에 빠진 에뮤를 구출하는 대원들. 〈사진=WIRES, 로이터〉

가정집엔 서식지를 잃은 독거미와 뱀도 들이닥쳤습니다. 나무가 물에 잠기면서 갈 곳 잃은 박쥐와 날다람쥐들도 민가의 베란다나 처마 밑에서 피난처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물을 피해 민가에 들이닥친 거미들. 〈사진=CNN〉물을 피해 민가에 들이닥친 거미들. 〈사진=CNN〉

호주에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천혜의 자연에 서식하던 야생동물들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시작된 산불의 여파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둥지를 잃는 위기에 처한 겁니다. 현지 언론은 "지난해 산불로 신음했던 지역의 상당수가 또다시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발생한 역대급 가뭄을 시작으로 지난해 숲의 20%를 태워버린 산불까지, 호주는 최근 몇 년 사이 극심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호주의 야생동물 보호단체 WIRES는 홈페이지를 통해 "극한의 날씨 변화가 야생동물들에 스트레스와 충격을 주고 있다"라며 "날개 등 몸이 물에 젖어 날지 못하는 새, 해안으로 밀려든 어린 바다거북들에 대한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시드니의 한 마을이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 〈사진=로이터〉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시드니의 한 마을이 완전히 물에 잠긴 모습. 〈사진=로이터〉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조엘 게르기스 호주국립대 강사는 현지 매체 기고문에서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특히 바다의 표면 온도가 오르면서 강수량을 증가시켰다"라며 "기후변화가 계속됨에 따라 이런 재난은 더 자주, 강력하게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호주 당국은 이미 지난해 재난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발간한 '기후 현황 보고서'를 통해 "폭우가 내리는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고, 지구 온난화는 이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호주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례적인 폭우로 센 강이 범람했습니다. 인도 히말라야에선 빙하 조각이 떨어지면서 댐이 붕괴돼 수백 명이 실종됐습니다. 봄철의 불청객으로 매년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는 황사도 기후변화로 사막화 면적이 넓어지면서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지구가 중병에 든 겁니다. 최근 각국 고위급들이 모이는 자리에선 기후변화 얘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 25일 유럽연합 주최 화상 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4월 의회에서 다룰 의제로 총기규제, 경제회복 등과 함께 '기후변화'를 꼽았습니다.

유럽연합 관계자들과 화상 회담을 갖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유럽연합 관계자들과 화상 회담을 갖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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