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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담패설 내공" 교수 사직, 학생들의 목소리가 바꿨다

입력 2021-03-26 13:48 수정 2021-03-26 15:26

A여대 "전 교수, 강사 양성평등교육 실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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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여대 "전 교수, 강사 양성평등교육 실시 예정"

지난 3월 19일 SNS에 올라온 서울A 여대 '음담패설 내공' 교수의 강의 내용. [트위터 캡처]지난 3월 19일 SNS에 올라온 서울A 여대 '음담패설 내공' 교수의 강의 내용. [트위터 캡처]
"음담패설에 내공을 가져라" "남자들의 주된 관심사를 파악해라"

지난주 JTBC는 서울의 한 여대에서 이런 내용의 강의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은 '상권 분석'이란 전공 수업에서 "직장에서 남성들과 진정한 업무 동반자가 되는 비결"이란 황당한 강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해당 교수 사직, "인터넷 자료 사용한 것"
당시 해당 강의를 한 A교수에게 연락을 해보니 "강의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을 가져다 쓴 것"이라고 다소 억울한 듯 답했습니다. "교수님 강의 자료인데 교수님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고 재차 물으니 "내가 인용을 한거지, 기자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강의 자료를 '복사, 붙여넣기' 한 것도 큰 문제라 생각하던 찰나, A교수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누가 머래도 꿋꿋이 이기고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9일 JTBC보도에서 입장을 밝혔던 해당 교수는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JTBC 캡처]지난 19일 JTBC보도에서 입장을 밝혔던 해당 교수는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JTBC 캡처]
◆A여대 "전 교수, 강사 양성평등교육 실시"

사건이 발생한 일주일 뒤 학교에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A교수님은 어떻게 되셨냐구요. 학교 측에서 "보도가 난 뒤 A교수가 바로 사직서를 냈다"고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강의는 삭제됐고 신규 겸임 교수를 채용 중"이라 말했습니다.

학교는 29일과 30일에 걸쳐 학교 전체 교수와 강사를 대상으로 대면 양성평등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 합니다.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언론 보도가 나오자 학교가 신속히 움직인 겁니다.


학생들은 A교수의 황당한 강의 이후 SNS와 언론 제보 등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언론 보도가 이어진 뒤에는 학교 커뮤니티에 "뉴스가 나와 행복했다""우리가 자랑스럽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 학생은 "고등학교 때는 더 심한 선생님도 있었는데 아무런 말도 못했었다"며 "점점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사회도 달라지는 게 보여 행복하고 눈물이 난다"고 했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A여대 내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제보자 제공]언론 보도 이후 A여대 내부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제보자 제공]
다만 일부 학생들은 학교 측의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재학생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사과가 없는 게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측은 "A교수가 사과를 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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