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60대 한인 남성이 아무 이유 없이 벽돌로 머리를 맞았습니다. 남편을 잃어서 슬픔에 잠긴 한인 할머니에게는 '아시아계 한 명이 줄었다'는 손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미국의 모습입니다.
홍희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60대 한인 주씨는 지난 주말 끔찍한 경험을 했습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LA 한인타운 아파트 앞에서 한 흑인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용의자는 피해자가 현관문 인터폰 번호를 누르려는 순간 뒤에서 벽돌로 머리를 내리쳤고 쓰러진 피해자를 다시 한번 가격했습니다.
용의자는 인종차별적 발언도 내뱉었다고 했습니다.
[샐린 주/피해자 딸 :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무관심하게 집으로 얼른 들어가려 하니까 화가 나 그런 건지, 목적이 원래 그런 건지 몰라도 벽돌로 아버지 목이랑 어깨를…]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현지시간 20일 오후 4시쯤.
피해자의 목과 등에는 벽돌에 맞은 상처가 아직도 선명합니다.
[샐린 주/피해자 딸 : 밖에 나가는 게 이제는 안 되죠. 무섭고, 두렵고.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장례식을 막 마친 한인 할머니는 인종 혐오 내용이 적힌 손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인의 이름까지 적은 편지는 장례식 날 발송됐습니다.
[클라우디아 최/고인 최씨 딸 (KCAL-TV 인터뷰) : 너희 같은 아시안이 우리 미국인 단지를 장악하고 있다, 여기 사는 주민들은 지금 잘 쉬는 게 아니다, 이렇게 적혀 있어요.]
"이제 아시아계 한 명 줄었다"는 인종차별적 모독과 함께 "조심해라. 빨리 짐을 싸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성 멘트도 담겼습니다.
해당 지역 경찰국은 증오 범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단서를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