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농단'에 연루된 이민걸, 이규진 두 전직 판사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지금까지 줄줄이 무죄를 선고했는데, 법원이 처음으로 유죄를 선고한 겁니다. 다른 판사의 재판에 개입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하려 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보도에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사건에서 처음으로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법원은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선 '사법농단' 재판들과 달리 재판 개입 행위를 직권남용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은 옛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를 유죄로 봤습니다.
또 이 전 상임위원이 파견 법관들을 동원해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 등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역시 이에 공모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아직 1심 진행 중인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걸/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 (재판부가 상당 부분 유죄 인정했는데…) 현재 재판이 끝나지 않았고 계속 진행 중이니까 법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
사법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법관은 총 14명입니다.
지금까지 총 10명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있었고,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입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