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갈수록 교묘해지는 보이스 피싱은 범인을 붙잡아도 피해 금액을 되찾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방이 더 중요한데요. 최근 한 편의점 주인이 발 빠른 대처로 수천만 원의 피해를 막아냈다고 합니다.
윤정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쥔 60대 여성 고객이 다급하게 편의점으로 들어섭니다.
물건을 고르는 대신 곧장 계산대로 간 고객은, 휴대전화 화면을 보여줍니다.
"딸이 기프트카드를 사서 사진을 찍어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방법을 물은 겁니다.
기프트카드는 핀 번호를 알면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편의점 주인 윤영신 씨는 자세한 상황을 물었습니다.
[윤영신/편의점 주인 : 딸이 구매해달라고 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딸이) 전화기가 고장 나서 딴 사람한테 빌려서 하는 거니까 그쪽으로만 연락하라고… 본사에서 알려준 피해사례와 너무 흡사해서 혹시 보이스피싱 아닌가…]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아 편의점까지 온 피해자였던 겁니다.
윤씨는 피해자를 한쪽 테이블로 안내한 뒤 상황을 설명해 줬고, 설득 끝에 번호를 받아 딸과의 통화에 성공했습니다.
[윤영신/편의점 주인 : (기프트카드를) 구매해달라고 한 적이 있냐고 여쭤보니까 따님이 그런 적이 없대요.]
또 피해자가 이미 통장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번호까지 알려줬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피해자는 윤씨에게 통장에도 큰 돈이 들어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상황이 다급하다고 느낀 윤씨는 즉각 피해자와 함께 편의점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곧장 길 반대편에 있는 치안센터에 신고를 접수했고, 경찰이 통장 거래를 정지하면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피해자 통장에는 6800만 원정도 있었습니다.
윤씨의 재빠른 대처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은 겁니다.
[윤영신/편의점 주인 : 지구대에서 얘기를 듣고 은행에 일단 (계좌) 지급정지 먼저 시키고 '할머니 모시고 지점으로 갈 테니까 처리 좀 해달라'고 (해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어요.)]
피해자는 신고 접수 후 다시 편의점을 찾아 윤씨에게 감사를 표했고, 경찰은 윤씨에게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