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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코로나 최대 확산 국가로…'대응 못한' 대통령에 화살|아침& 세계

입력 2021-03-18 08:46 수정 2021-03-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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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브라질이 미국을 넘어 코로나19 최대 확산 국가로 떠올랐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1주일 동안 브라질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만4천여 명, 사망자는 1만2천3백여 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46만여 명에 이르렀고 9천3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 세계 인구 78억 명에서 브라질 인구 2억1천여 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2.7% 수준인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비율은 15%, 신규 확진자 비율은 3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후 보건 수장도 세 번이나 교체됐습니다. 지난 15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 심장병학회 회장을 새 보건부 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앞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초대 보건부 장관과 그 후임자가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두고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교체되었고 그 이후에는 지금까지 비전문가인 군 장성 출신이 보건부 장관직을 수행해왔습니다. 국제사회는 보건부 장관을 바꿀 것이 아니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스스로가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WHO 사무총장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WHO 사무총장 :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국의 명확한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이 지금처럼 계속 심각해진다면, 주변국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룰라 전 대통령이 정치권으로 돌아온 것도 주목됩니다. 지난 8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 혐의로 선고됐던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판결하면서 대권 도전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당장 내년에 있을 브라질 차기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맞대결 구도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대중연설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전 브라질 대통령 : 정부가 없기 때문에 나라가 혼란에 빠졌고, 무너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이 나라에는 정부가 없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황당한 발언은 자주 도마에 올랐었습니다. 가벼운 독감이다, 백신을 맞으면 악어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했고,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징징대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여론이 악화되고 대항마까지 등장하자 지난 11일, 돌연 마스크를 쓰고 백신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이 정말 심각한 것 같습니다. 사실상 의료체계가 붕괴된 수준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그렇습니다. 브라질은 공중보건체계가 비교적 잘 구축된 국가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위기로 중앙정부가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요. 보건, 방역에 있어서도 사실상 방기하였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북부지방에서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도 이 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빈약하고 보건방역 예산이 부족한 데 있고요. 재정 여건이 좋고 방역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그 남부의 산타카타리나주에서도 어제 팬데믹 선언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고요. 병상 부족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중앙정부의 백신 확보 노력은 이제서야 시작되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 국제사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응 방식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현지 여론은 지금 어떻습니까?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 대한 긍정평가는 30%까지 떨어졌습니다. 2019년 취임 이후에 최저 수준인데요. 재정 적자 확대로 사회보장정책이 축소되고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경제와 방역 모두 실패했다고 보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야권의 탄핵 시도가 있었습니다마는 대통령 측근인 하원의장이 탄핵 절차를 개시하지 않았고요. 시작하더라도 탄핵 절차가 끝날 쯤이면 다음 대선이 예정되어 있어서 야권과 시민사회는 탄핵보다는 중앙정부의 방역정책 전환에 초점을 맞추면서 반정부 시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 그리고 강력한 대항마 룰라 전 대통령이 정계 복귀 시동을 걸고 있는 것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대결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해 보입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2번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고요. 경제성장과 사회정책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감염병과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브라질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반면에 현 대통령은 부실한 방역과 경제위기, 또 아들들이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양자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입니다. 보우소나루에게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는 여론조사 응답도 56%나 됩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피선거권을 회복해야 대선출마가 가능한데요. 우선은 반정부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라질의 저명한 정치평론가는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보우소나루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는 24일, 브라질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좌파 정당과 노동계, 시민단체들의 주도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시위가 진행됩니다. 백신 접종 확대, 공공의료 시설 병상 확충 등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요구는 물론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 목소리까지 강하게 터져 나올 것으로 보여 그 여파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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