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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마초 합법' 눈앞…마약 범죄 감소 효과?|아침& 세계

입력 2021-03-17 08:37 수정 2021-03-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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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멕시코 하원에서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인구 1억2천6백만 명의 멕시코에서 대마초 합법화가 추진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합법적인 대마초 시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 10일, 멕시코 하원 본회의에서 집권 여당인 국가 재건 운동의 주도로 대마초 합법화 법안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개표 결과 찬성 316표, 반대 129표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됐습니다. 아직까지 상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있지만, 상원 역시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무리 없는 통과가 예상됩니다. 멕시코 여당 의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국가재건운동 국회의원 : 우리는 대마초에 대한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고, 규제의 근거가 되는 조항을 수정하는 포괄적인 법안 추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마초 합법화 법안을 추진한 멕시코 여당은 암시장에서 이뤄지는 대마초 거래를 양지로 끌어내 오히려 마약 관련 범죄를 예방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대마초 합법화가 마약 카르텔과의 싸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힘을 보탰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멕시코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비센테 폭스 전 대통령 역시 대마초 합법화를 찬성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비센테 폭스/전 멕시코 대통령 : 범죄자들로부터 (대마초) 시장을 빼앗기 위해 오히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근본적으로 폭력을 줄이는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나라는 우루과이로 지난 2014년, 대마초 전면 합법화가 이뤄졌습니다. 뒤이어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주들도 대마초 합법화에 나섰습니다. 이들 국가가 대마초 합법화에 나선 배경에는 경제적인 셈법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마초 합법화를 통해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통한 수입도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대마초 합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셉니다. 대마초가 마약 카르텔의 주 소득원이 아닌 만큼 대마초를 합법화한다고 해도 마약 범죄를 줄이는 데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대마초 합법화에 따른 마약 범죄, 감소 효과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앞서 대마초 합법화를 시도한 나라들의 경우는 어땠습니까?

    지금 보면 대마초 합법화를 통해서 범죄를 줄인다는 건 어떤 명분이고요. 실제로는 세금 수입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문에 지금 멕시코의 경우를 별도로 봐야 되는데요. 멕시코는 마약조직인 카르텔에 의해서 지난해 살인 사건 3만 4000건의 전체 80%가 벌어진 것으로 지금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이런 명분을 내걸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찬성을 하겠죠. 그런데 멕시코 마약조직인 카르텔이 실제로 돈 버는 건 코카인이나 해로인 같은 것이고요. 그리고 대마초는 미국에서 일부 주에서 의료용과 기호용을 합법화하면서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양이 확 줄었습니다. 그래서 과연 어디까지 효과가 날지 거기에 대해서는 명분과 실제에서 어떤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국가는 여전히 대마초 흡연과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약류관리법안에 따라서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고요. 그만큼 중독성 등 각종 폐해가 큰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특히 대마는 전 세계적으로 특히 서구 국가에서 쉽게 청소년들이 접근할 수 있어서 이를 시작으로 해서 다른 마약으로 넘어가는 중간 과정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대마를 허용하는 건 둑을 무너뜨리는 효과가 있다. 이런 환각물질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생각해야 될 게 우리는 마약에 대해서 속인주의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마약과 환각성 물질에 대해서. 멕시코에 사는 교민이나 멕시코를 찾은 사람 혹은 멕시코에서 우편으로 대마를 받은 사람은 전부 처벌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해외의 움직임에 요동되는 일은 없어야 될 것 같습니다.

 
멕시코의 대마초 합법화 추진은 악명 높은 마약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멕시코 사회에서 도저히 근절이 불가능해지자 내놓은 역설적 자구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마초는 속칭 '입문용 마약'으로도 불립니다. 그만큼 합법화했을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합의는 물론, 좀 더 깊은 고민과 신중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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