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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10년…여전히 끝나지 않는 고통|아침& 세계

입력 2021-03-16 08:27 수정 2021-03-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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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어제(15일)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의 내전으로 38만7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20만 명 넘게 실종됐으며 1천2백만 명가량은 집을 잃고 난민이 됐습니다. 시리아인들은 지금도 언제 끝날지 모를 지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함 하무/시리아 여성 :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 전쟁이에요. 너무 잔인했어요.]

시리아 동부 도우마 지역에 살고 있는 74세의 시리아 여성은 지난 2016년 마을을 덮친 미사일 공격으로 하루아침에 남편과 아들, 손녀를 잃었습니다. 폭격으로 부서진 집을 수리할 여력조차 없는 고된 삶이지만, 살아남은 어린 손자들을 돌보며 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에 살고 있는 84세의 시리아 남성 역시 10년에 걸친 내전으로 아내와 13명의 자녀를 잃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많은 땅을 소유한 농부였지만, 지금은 고향을 떠나 어린 손자, 손녀들과 함께 난민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37살의 이 여성도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홀로 시어머니와 4명의 자녀를 돌보고 있습니다. 전쟁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고통과 한을 남겼지만, 그래도 이들은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난민 여성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움므 바시르 사우르/시리아 여성 : 우리는 이미 늦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2011년 3월 15일, 시리아에서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대규모로 시작됐습니다. 정부가 폭력적으로 유혈 진압에 나섰고 시민들은 이에 맞서 총을 들었습니다. 결국 내전으로 번졌습니다.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등 테러 단체들이 난립하고 외세까지 개입하면서 대리전으로 확대됐고 내전 종식의 길은 더욱 멀어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리아 내전이 하루라도 빨리 종식돼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 : 일단 무기를 내려놓고 사회 구조 개선을 통해 국가 재건과 경제회복을 이뤄내야 합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동 지역학 박사인 김수완 한국외대 아랍어통번역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시리아 내전으로 죄 없는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됐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고요. 생활고는 현재 어느 정도나 심각한 상황입니까?

    10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서 사상 초유의 난민이 발생한 것뿐만 아니라 굉장히 심각한 시리아 내부의 상황이었는데요. 인구가 지금 1750만 명인데 이 중에 3분의 2인 134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요. 시리아 어린이가 1만 2000명이 숨지거나 부상당했고 또 식품 가격의 경우에 전쟁 전후에 평균치 33배나 뛰었고 청년 절반이 소득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독재 정권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서 시리아 내전은 21세기 최대 인도주의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시리아 내전이 종식되지 못하는 배경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모두 좋지 않은 거죠?

    그렇습니다. 시리아 내전의 발발 원인이 결국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장기 독재 때문인데요. 시리아 내전의 내부적인 주체와 외부적인 주체가 있는데 내부적인 주체로는 정부군이 있고 이에 대항하는 반정부군이 있고 또 언제나 독립을 추구했던 쿠르드족이 있고 그리고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있었거든요. 여기에 터키나 러시아, 이란 등의 외부 세력이 개입돼 있고 또 중동에서 이렇게 이란, 러시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미국 등이 있어서 이렇게 시리아 내전은 복잡하게 내부, 외부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태입니다.

 
  • 그동안 미국은 시리아 내전 개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시설을 공습했고요. 미국의 시리아 정책 변화가 내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지난달 발생한 공습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라기보다 인권 수호를 명분으로 우회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그 방편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카슈끄지를 암살한 사건에 배후가 있다는 것을 미국이 다시 들춰낸 것도 같은 맥락인데요. 어쨌든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 중심이 중국에서 인도 태평양으로 옮겨간 것인데 이는 중국 견제 이해관계가 우선순위로 부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 바이든 정부가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쏟을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결국 이 시리아 내전 문제는 단기간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시리아 내전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유니세프가 지난 11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으로 1만2천 명 이상의 어린이가 숨지거나 다쳤고, 불과 7살인 아이까지 포함해 5700여 명의 어린이가 소년병으로 전투에 동원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245만여 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교육의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승자도 없고 출구도 없는 전쟁'으로 불리고 있는 시리아 내전, 그 끝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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