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여러 번 강조했듯이 백신 가운데 어느 것을, 언제 맞을지는 선택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확인돼 논란이 예상됩니다. JTBC 취재결과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 원장이 대상이 아닌데도 화이자 백신을 맞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최종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만 67세 남성입니다.
의사이면서 동시에 경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남성은 어떠한 백신도 맞을 수 없습니다.
만 65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미뤄왔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직접 돌보는 필수인력이 아닌 만큼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도 아닙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지난 2월 22일) : 화이자 백신 5만8000명분은 2월 27일부터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치료병원 종사자 약 5만5000명에게 접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지난주 화이자 백신을 맞았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병원장입니다.
병원 측은 "필수인력 접종 뒤 남은 백신을 접종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김 원장뿐 아니라 병원 미화원 등 의료 인력이 아닌 일반직원 20여 명도 접종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환자를 돌보는 필수 인력은 아니지만 병원 자체 판단에 따라 접종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환자를 돌보지 않는 병원장이 다른 인력에 앞서 접종을 한 것은 특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원칙대로라면 김 원장은 5월에나 백신 접종이 가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도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는 백신의 추가 접종은 병원 자체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병원 사정에 따라 원칙을 변경할 수 있는 빈틈이 있었던 겁니다.
[정은경/질병관리청장 (지난 1월 11일) : 백신이 들어오는 시기나 대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개인이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성모병원의 한 직원은 "21세기 새로운 인종차별이냐"며 "황당하고 허탈하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의 병원장들은 원칙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바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