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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여론조사서 안철수 앞서…내일 TV토론 합의

입력 2021-03-15 19:32 수정 2021-03-15 19:33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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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후보 선호도 대결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는 단일화 시한이 다가오면서 정면으로 부딪치며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일단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내일(16일) TV토론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박준우 반장이 야권 재보궐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서울파(破)전 : 서울을 놓고 여나라 장수와 단판승부를 앞둔 야나라 진영, 이제 야나라 최종 대표 장수 선발만 남겨둔 상황에서 힘나라와 당나라 사이에 전운이 감도는데… (내가 야나라 대표가 돼야 서울을 차지할 수 있소. 그래야 나중에 장수 석열과 힘을 합쳐 여나라 전체를 노려볼 수 있단 말이오.) (철수왕 당신은 그저 야나라를 분열의 늪에 빠뜨릴 뿐이외다.) (철수왕, 당나라보다는 힘나라가 세가 크지 않소. 아무리 고집 부려봤자 힘나라 장수가 야나라 대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오.) (가당치 않은 소리하지 마시오. 모욕적인 언사는 거둬주시길 바라오.)]

지금 야권에는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훈풍이 불어오는 시작점은 LH입니다. LH 사태로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면서 판세가 현재로선 야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LH발 훈풍이 야권 단일화에는 오히려 역풍이 된 상황입니다.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간 걸까요? 지난 주와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정면 충돌한 겁니다. 이유는 오세훈의 상승세, 안철수의 횡보세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요즘 LH 사태 덕분에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입니까? 도대체 지금 단일화를 왜 하시는 것입니까? 제1야당이 독자적 역량으로 안 되니까 저와 단일화에 나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오 후보가 가파른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선거 초반 야권 내에서 독주를 이어가던 안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먼저 조선일보와 TV조선의 공동 여론조사입니다. 야권의 단일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물어본 '야권 후보 적합도' 결과부터 보시면요. 오세훈 36.8%, 안철수 31.3%입니다. '적합도' 질문은 오 후보 측이 선호하는 문항이지요. 다음으로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야권 후보를 물어본 '야권 후보 경쟁력'입니다. 안 후보 측이 선호하는 질문 방식인데요. 오세훈 34.5%, 안철수 후보 30.5%입니다. 적합도나 경쟁력이나 둘 모두에서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를 얻은 겁니다.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적합도는 오 후보가 안 후보에 비해 3.3% 포인트, 경쟁력은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이 후보 경선을 치를 때만 하더라도 오 후보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과일 텐데요.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 5일) : 어저께 아침에 그 발표 장소로 가면서 사실은 낙선 인사를 마음속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당내 유력 경쟁자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넘어 이제 안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 경선에서도 '그린라이트'가 켜진 셈입니다.

[JTBC '마녀사냥' : 성시경 : 모든 것이 다 그린라이트로 보여요. 다! 다! 저기 날아가는 암컷 새도 나한테 그린라이트로 보여요.]

반면, 안 후보로선 마음이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안 후보는 여전히 야권에선 자신이 적임자라며 어제는 윤석열 카드도 꺼내들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단일 후보가 되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연립시정과 함께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윤석열 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을 통해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안 후보의 큰 그림은 이렇습니다. 야권 단일후보로 자신이 선출되고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게 우선이고요. 이후 대선 정국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힘을 합쳐 정권 교체의 기반을 만드는 게 그 다음입니다. 그간 국민의힘과 벌여온 기호 2번 논쟁을 염두에 두고 '더 큰 2번'이란 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단일화는 통합의 첫걸음입니다. 단일화 후보 자체가 2번 후보입니다. 2번, 4번이 아닌 2번, 4번을 합해 더 큰 2번, 더 큰 야당을 만들어내는 것이 단일화의 목적이고 취지입니다.]

양측의 단일화 실무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죠. 여기에 안 후보의 도발은 결국 오세훈-안철수의 전면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이 '단일화 진정성'을 놓고 거친 설전을 벌인 겁니다. 오 후보는 어제저녁 안 후보를 가리켜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공격했는데요. 오늘도 안 후보로 단일화되면 내년 대선도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안철수 후보께서 말씀하신 대로 본인이 서울시장이 되시고 거기에 유력 주자가 결합하는 형태를 희망하셨는데 아마 그렇게 되면 내년 대선도 또 야권 분열로 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또 단일화를 위해서 정말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되는 그런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그 단일화가 실패하는 경우에는 야권 분열로 인한 정권 탈환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오 후보는 선거 출마 전부터 안 후보의 국민의힘 입당 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했었죠. 그런데 안 후보가 선거 이후 윤 전 총장까지 끌어안아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하니 심기가 언짢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해당 발언이 야권 분열을 초래하고 단일화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요. 안 후보도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작년에 야권이 힘들 때, 문재인 정부의 서슬이 시퍼럴 때,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저들과 싸울 때, 어디 계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보고 야권 분열의 중심이고 야권 분열의 씨앗이라고 말씀하실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급해도 단일화 협상 중인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합니다.]

두 후보 사이에 서먹한 기류가 흐르면서 일단 '아름다운 단일화'는 위기에 봉착했는데요. 그래도 전반적인 선거 판도가 자신의 예측대로 흘러가니 기분이 좋은 한 사람도 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2일) : 우리 국민의힘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치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어요. 나는 제3지대에서 나타난 후보가 단일화 돼가지고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철수 후보 등판 때부터 지속적으로 안 후보를 평가절하해왔죠. 애초 3자 구도로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다가 지난달 중순부터는 야권 단일화는 숙명적이라고 입장을 바꾸면서 한 발 물러난 것처럼 보였는데요. 그래도 '안철수 때리기' 만큼은 초지일관이었습니다. 이제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상황이 전개되면서 안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는데요.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투표용지에 어느 당 기호 몇 번 이렇게 쓰여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거를 다 빼자고 그러는 게 그게 상식에 맞는 소리가 아니잖아요. 그렇게 자신 없는 사람이 무슨 출마를 하려고 해?]

안 후보는 오 후보의 정면 공격에 김 위원장의 측면 공격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오히려 3자 대결을 말씀하셨던 분이 다시 또 단일화 여러 가지 협상 과정에서 실무협상단이 자율적으로 함께 의논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이런 시점에 여러 가지 걸림돌이 되는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토론을 피한다며 시장으로서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토론도 안 하겠다. 아니 토론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시장 노릇은 어떻게 할 거야. 미국 같은 데서 나이 먹은 바이든이나 트럼프 같은 사람도 스탠딩 토론을 하는데 이 사람은 스탠딩 토론도 못하겠단 거 아니에요.]

그간 김 위원장에 대해선 쓴소리를 참아왔던 안 후보도 이번에는 발끈했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라고 맞받아친 겁니다. 또, "많은 야권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이렇게 다투는 와중에도 김종인, 안철수, 오세훈 세 사람 모두 그래도 3자 구도는 안 된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오 후보가 오늘 비전 발표회에서 안 후보에게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며 급히 갈등 봉합에 나선 건데요. 실무협상단도 내일 오후 두 후보의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하는데 관련 이야기는 들어가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오세훈, 가파른 상승세 속 '파란불'…오·안, 정면 충돌 후 급봉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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