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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생활고' 국민들 거리로…불안한 레바논|아침& 세계

입력 2021-03-15 08:37 수정 2021-03-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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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중동 국가죠,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정치·경제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도시 재건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8월 4일, 베이루트를 뒤흔들었던 대폭발 참사는 레바논의 경제난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최악의 생활고에 시달리던 국민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베이루트로 가는 주요 도로에 타이어를 쌓고 불을 질렀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연일 격렬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에도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레바논 반정부시위 참가자 : 우리는 그저 배가 고플 뿐입니다. 우리가 왜 시위를 하겠어요? 그건 정상적인 겁니다. 거리로 나가는 것 외에는 출구가 없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레바논 인구 6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빈곤층에 속합니다. 최근에는 이들 빈곤층의 생계형 약탈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다 훔쳐서 팝니다. 주철로 만든 맨홀 뚜껑도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현지 도로안전단체는 수도 베이루트에서만 맨홀 뚜껑 1만 개가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화폐인 레바논 파운드 가치도 8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현재 암시장에서는 미화 1달러와 바꾸기 위해서 1만 레바논 파운드를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화폐 가치의 폭락은 군인들의 생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달러 가치로 환산한 레바논 군인의 월 평균 기본급은 2년 전 800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90만 원 수준에서 지금은 120달러, 13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군 생활을 접고 부대에서 이탈하려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군 조직이 흔들리자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레바논에서는 살인 범죄가 전년 대비 91% 늘었고, 강도 사건도 57% 증가했습니다. 레바논 육군 참모총장은 정치권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제프 아운/레바논 육군 참모총장 : 정치인들은 매년 국방예산을 낮춥니다. 예산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군대를 원하는 건가요? 군대가 자립하기를 원합니까?]

레바논의 정치적 위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8월,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의 책임을 지고 내각이 총사퇴했지만, 지금까지도 내각 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 문제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레바논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부터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급기야 지난 7일이죠. 임시 총리가 더 이상은 국정수행을 못하겠다. 이렇게 선언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대폭발 참사 이후 7개월이 지났는데 정치권이 여전히 안정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레바논이라는 나라를 잠깐 보면 권력을 3개의 종파가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그리스도교에서 나오고요. 총리는 수니파 이슬람에서 나오고 그리고 국회의장은 시아파인데요. 문제는 지금 총리가 임명되어 있는 상태인데 대통령하고 내각 구성을 두고 싸움을 두고 있습니다. 하리리 총리는 이러한 권력분배를 하지 말고 최고의 지도 적격자로서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고. 대통령은 그렇게 할 수는 없고 우리가 이러한 정치 시스템을 따라가야 된다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뭐냐 하면 대통령이 헤즈볼라와 친하거든요. 시아파하고요. 그러니까 시아파의 의견을 들어주려 그러고 총리는 그걸 반대하고 있고. 총리는 자기가 대통령을 16번을 만났는데 답이 안 나온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로서 내각이 구성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계속갈 수밖에 없고요. 누군가는 하나는 지금 자기 의견을 내려놔야 하는데 양쪽 다 팽팽합니다.

 
  •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레바논 파운드화의 가치 폭락 등 경제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레바논은 지난해 한 차례 채무상관 유예를 선언했던 전력도 있지 않습니까? 중동발 금융위기의 진원이 될 수 있다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전망하세요?

    이러한 지금 금융위기를 넘어가려면 내각이 구성되어야 하는데 내각이 구성되지 않으면 금융위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급하게 지금 세계은행의 도움을 받아서 극빈층 가정인 16만 명에 대해서 가계당 약 80달러, 한 달에 8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2년 동안. 이거 가지고 지금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안 되는 거고요. 문제는 지금 아랍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레바논을 구해 줘야 되는데 아랍 국가들은 헤즈볼라를 싫어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랍 국가는 헤즈볼라가 내각 구성에서 빠져야지만 아랍 국가가 돈을 대고 레바논을 구해줄 텐데 헤즈볼라가 계속 들어오게 된다면 아랍 국가는 손도 안 댈 거고요. 하리디 총리가 구성하는 내각이 된다면 아랍 국가도 그렇고 프랑스도 그렇고. 프랑스도 뛰어들어서 도와줄 가능성이 굉장히 큰데 지금 현재로서는 만약에 대통령이 계속적으로 고집을 한다면 이건 레바논은 불 보듯 뻔 한 금융위기로 갈 수밖에 없는 그러한 상황입니다.


레바논 국민들 사이에서는 1920년부터 23년 동안 레바논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가 다시 통치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외무장관은 "레바논 정치인들은 조국을 구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것은 유죄"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국민의 신뢰마저 완전히 잃어버린 레바논 정부가 과연 이 위기를 벗어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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