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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아내, 천사가 된 아버지…아낌없이 베풀고 떠난 삶

입력 2021-03-12 12:54 수정 2021-03-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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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에 사는 이판상(78세)씨는 팔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습니다.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판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판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아들 이인희(47)씨는 아버지가 평소 지역사회와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기를 원할 것으로 생각했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 가족들을 설득했습니다.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판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이판상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판상씨의 간장과 신장, 안구는 4명에게 기증돼 새로운 삶을 살게 됐습니다. 아들 이씨는 "평소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시던 아버지의 바람을 존중하고자 아버지의 평소 선행을 기리고 싶었다"라며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프지만 아버님의 몸이 헛되게 가지 않고 아픈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고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대구에 사는 사공명옥(73)씨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화목한 가정에 찾아온 날벼락이었지만 사공씨의 남편은 자식들에게 이러한 제안을 했습니다.

"어머니의 장기를 기증하자."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사공명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사공명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아내가 평소 늘 남을 잘 챙겼고, 여고 동창회장을 오랜 시간 동안 맡아서 할 정도로 살가운 성격이라는 것을 알았던 남편은 의식이 없던 아내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이라면 동의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 아버지의 제안에 좋은 마음으로 동의했습니다.


사공씨의 간과 신장은 3명의 사람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아들 조용로(50)씨는 "갑작스레 다시는 뵙지 못할 곳으로 떠나가신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머니가 계실 때 세심하게 신경 써드리지 못하여 속상하다"라고 어머니의 마지막을 회상했는데요. 어머니의 기증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된 이들에게는 "아픔의 고통에서 벗어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며 살아가기를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사공명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 사공명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부산에 살던 김은희(54, 가명)씨의 가족도, 어머니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끝내 회복하지 못하자 평소 어머니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습니다.


젊은 시절 간호사로 일했던 어머니는 평소 생명 나눔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습니다. 가족들과 장기기증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2008년에는 남편과 함께 기증희망등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뜻을 잘 알고 있었던 자녀들은 어머니의 의견을 존중해 장기 기증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5명에게 심장과 폐장, 간장과 신장을 나눠 주고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슬픔 속에서도 평범한 시민들이 나눈 값진 희망으로 장기기증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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