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자동판매기로 '이것'도 살 수 있다고? (feat. 최초 자판기)

입력 2021-03-11 17:1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것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사각형의 커다란 통입니다. (모르시겠다고요?)

통 안에는 주로 음료수나 휴지, 껌이 있습니다. 요즘엔 책이나 꽃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도 모르시겠다고요?)

돈만 넣으면 원하는 제품이 나옵니다. (아시겠죠?)

'자동판매기'입니다. '자판기'라고 하죠. 물건을 파는 사람 없이 돈만 있으면 되는 만큼 이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기계입니다.

커피 자판기 〈사진=중앙일보〉커피 자판기 〈사진=중앙일보〉

자판기가 처음 등장한 건 언제일까요? 100년 전? 200년 전? 아닙니다.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원전 215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신전 앞에는 신에게 바치는 물을 파는 '성수' 자판기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접시에 돈을 올리면 일정한 양의 물이 나오는 장치였습니다. 동전의 무게에 따라 지렛대가 기울어지면서 물통의 구멍이 열리면서 물이 흘러나오고, 동전이 통으로 빠져나가면 밸브가 닫히면서 물이 나오지 않게 되는 원리입니다.

'에이~ 그게 뭐야'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말씀드렸듯이 무려 2200년 전의 일입니다.

지금 형태의 자판기, 상업적인 자판기는 180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영국에서 동전을 넣으면 우표가 나오는 우표 자판기가 발명됐습니다. 1888년 미국에서는 츄잉 껌 회사가 제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판매하기 위해 자판기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1935년에는 동전 투입하면 콜라가 나오는 자판기가 등장하면서 바야흐로 '자판기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서울 지하철역에 설치된 자판기 〈사진=연합뉴스〉서울 지하철역에 설치된 자판기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최초의 자판기는 무엇일까요? 음료수? 커피? 아닙니다. 1973년에 등장한 피임 기구 자판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산율을 낮추기 위한 정부 정책에 따라 도입됐습니다. 이후 1977년 서울 지하철 1호선에 커피 자판기가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자판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커피를 포함한 음료수나 과자는 물론이고 휴지, 책, 꽃 등 다양한 물건들을 자판기를 통해 살 수 있습니다. 자판기 특성상 유통기한이 없거나,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긴' 제품이 많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 자판기 정육점 〈사진=중앙일보〉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 자판기 정육점 〈사진=중앙일보〉

그런데 앞으로는 '이것'도 자판기를 통해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즉석식품' 입니다. 그동안 즉석식품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팔거나, 배달·포장만 할 수 있었는데요. 정부가 규제 실증 특례 사업을 통해 시범적으로 즉석식품도 자판기를 통해 팔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샐러드 〈사진=중앙일보〉샐러드 〈사진=중앙일보〉

이번에 정부가 허용한 건 그랜마찬이라는 회사가 신청한 사업인데요. 물론 2년간 시범 운영입니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가 만든 샐러드나 샌드위치 등 식품을 공급받아서 자판기를 통해 파는 사업인데요.

온도 센서가 탑재된 자판기를 서울 지역에서 최대 20대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주로 공유오피스 등에 설치됩니다. 식품엔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 식품 정보와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자판기엔 온도 센서를 탑재해 적정 온도를 유지할 계획입니다.

즉석 제조식품 자판기 〈사진=식약처〉즉석 제조식품 자판기 〈사진=식약처〉

국민의 먹거리인 만큼 안전은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데요. 유통기한 설정, 자가품질검사 강화 등 식품제조?가공업소 식품에 준하는 위생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위생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식약처도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현장 지도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자판기 역사 내용참고: 산업통상자원부 '자판기는 고대 발명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