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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도 덤보도 '7금(禁) 딱지'…어떤 장면이 문제?

입력 2021-03-11 16:48

"인종차별적 묘사"…'7세 이하 시청 금지' 신세된 디즈니 고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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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적 묘사"…'7세 이하 시청 금지' 신세된 디즈니 고전들

꿈의 섬 네버랜드에서 펼쳐지는 모험 여정을 담은 '피터 팬'(1953). 귀가 남달리 큰 아기 코끼리가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이야기인 '아기 코끼리 덤보'(1941)…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고전이자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들에 '7금(禁)' 딱지가 붙었습니다. 8세 이상 어린이나 어른의 계정으로 들어가도 감상 전 '경고문'부터 보게 됩니다.

″인종 차별적 묘사가 포함됐다″ 내용이 담긴 디즈니의 경고문 〈출처=디즈니플러스〉″인종 차별적 묘사가 포함됐다″ 내용이 담긴 디즈니의 경고문 〈출처=디즈니플러스〉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자회사인 디즈니플러스가 "인종차별적인 고정 관념을 담고 있다"며 어린이 계정으로는 볼 수 없도록 차단한 건데요. 음악을 즐기는 고양이들이 주인공인 '아리스토캣'(1970), 실사영화 '로빈슨 가족'(1960)도 같은 이유로 '7세 이하 시청 금지' 콘텐츠로 분류됐습니다. 어떤 장면들이 문제가 된 걸까요?

붉은 피부 원주민ㆍ흑인 비하 의미 담긴 이름…"사람이나 문화 부정적 묘사" 판단
애니메이션 '피터 팬'(1953)의 한 장면 〈출처=유튜브 'watchmojo.com'〉애니메이션 '피터 팬'(1953)의 한 장면 〈출처=유튜브 'watchmojo.com'〉
후크 선장으로부터 추장의 딸을 구해낸 피터 팬. 피터 팬과 웬디, 그리고 친구들도 원주민들의 성대한 잔치에 초대 받습니다. 붉은 피부의 원주민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춥니다. '레드맨'이란 노래를 부르면서요. 디즈니는 이 장면이 원주민 조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레드스킨'은 원주민을 비하하는 차별적 언어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덤보'(1941) 주인공을 돕는 까마귀들. 줄무늬 옷을 입은 까마귀의 이름이 '짐 크로'이다. 〈출처=디즈니〉'덤보'(1941) 주인공을 돕는 까마귀들. 줄무늬 옷을 입은 까마귀의 이름이 '짐 크로'이다. 〈출처=디즈니〉
'덤보'에서는 주인공 덤보를 돕는 까마귀의 이름, '짐 크로'가 비판받았습니다. 1800년대 미국 코미디쇼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기도 한데, 이 쇼에선 얼굴을 검게 칠한 백인이 가난한 흑인을 연기했습니다. 흑인과 백인이 같은 공공장소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한 법의 이름도 '짐 크로 법' 이었는데요, 현재 이 단어는 흑인을 모욕하는 말로 여겨져 사용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또 얼굴 없는 흑인 노동자들이 "우리는 돈을 벌면 다 써버리지"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이 부분도 흑인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지적됐습니다.


'아리스토캣'(1970)의 샴고양이 캐릭터와 디즈니의 설명 내용 〈출처=디즈니〉'아리스토캣'(1970)의 샴고양이 캐릭터와 디즈니의 설명 내용 〈출처=디즈니〉
'아리스토캣'에는 찢어진 눈의 샴고양이가 동양인을 차별적으로 표현한 캐릭터로, '로빈슨 가족'에선 해적을 '노란색과 갈색 얼굴을 가진 야만인'으로 묘사해 문제가 됐습니다. 디즈니는 7세 이하 차단 조치에 앞서 네 편의 작품에 경고문을 넣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청 버튼을 누르면 "이 프로그램에는 사람이나 문화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잘못 다루고 있다" 적힌 안내문이 먼저 나옵니다. 당시 디즈니는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 성명을 냈습니다.


다양성 바람 부는 콘텐츠 시장…거세진 차별 철폐 요구 부응

다양성에 대한 존중, 특히 인종차별적 표현과 묘사는 더 이상 쓰지 말아야 한단 목소리에 콘텐츠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차별 철폐 요구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미국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는 OTT플랫폼에서 한때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HBO맥스는 "그 시대의 산물이며 불행히도 당시 흔했던 윤리적, 인종적 편견이 묘사돼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틀린 것이며, 이에 대한 규탄 없이 그대로 두는 것은 무책임하다" 밝혔습니다. 다시 상영 목록에 오른 지금은 역사적 맥락과 한계를 소개하는 부록 영상 두 편이 함께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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