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급물살…"우린 손흥민-케인 관계"

입력 2021-03-11 19:32 수정 2021-03-12 20:08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오세훈, 안철수 후보가 어제(10일)저녁에 만나 비전 발표회 개최와 서울시 공동운영을 위한 양당 정책 협의체 구성 등을 합의했습니다. 야권 단일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건데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MB 국정원의 4대강 관련 사찰 문건 일부가 공개되면서 또다시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섰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야권 재보궐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손흥민 : 케인이 저한테 어시스트를 4개나 해줬기 때문에 고맙다고…]

[JTBC '뉴스룸' (지난해 9월 21일) : 10점 만점에 10점, 어젯밤 손흥민의 경기는 만점감이었지만, 인터뷰는 겸손합니다. 완벽한 호흡에 힘입어서 '토트넘'은 '사우스햄튼'에 5대2 대승을 거뒀습니다. 한 경기에서 네 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9월, 토트넘 손흥민 선수가 한 경기에서 4골을 몰아 넣은 뒤 한 말입니다. 네 골 모두 팀 동료인 해리 케인 선수의 어시스트 덕분이라며 케인 선수에게 공을 돌린 겁니다. 두 사람은 '텔레파시 듀오'라고 불릴 만큼 팀 내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하고 있죠. 토트넘 공격의 핵심 축인 두 사람, 오늘 갑자기 국회로 소환됐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손흥민 선수에겐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고, 손기정 선생에겐 남승룡이라는 고독한 레이스를 함께 한 동지가 있었습니다. (중략)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오세훈 후보님, 국민이 바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단일화를 이뤄냅시다.]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사이 관계를 두 선수의 관계에 빗댄 겁니다. 서울시장 선거에 이기려면 둘이 합심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이른바 '손흥민 존'에 서게 될 사람은 안철수, 오세훈 둘 중 누구일까요?

[박서준/배우 : 손흥민에게 손흥민존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손흥민/토트넘 : 피나는 노력? 사실 제가 처음부터 거기서 슈팅을 진짜 잘하지는 않았으니까. 다른 거 없이 그냥 피나는 노력인 것 같아요. 저한테… 저한테 있어서 의미는 그거를 제가 좋아하게 만든 위치이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손흥민 선수 만큼이나 노력은 하고 있겠지만요. 둘 다 손흥민 선수가 돼서 골을 넣을 순 없습니다. 한 명은 케인 선수를 맡아 어시스트를 담당해야 하는 건데요. 오세훈 후보는 상당히 자신감이 붙은 것 같습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안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에 '수영장에서 수영을 잘하면 바다 수영도 할 수 있다'고 한 게 인구에 회자가 됐는데 과연 그럴까"라고 말한 건데요. "수영장에서 수영을 잘하는 사람도 바다에 들어가면 10m도 못 갈 수 있다"라는 뼈있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과거 안 후보 발언이 뭔지 찾아봤는데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돌 무렵이었죠. 안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수영하는 사람은 수심 2m나 태평양이나 똑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 후보가 이 발언을 두고 시정 운영을 바다 수영에 비유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번에도 바다 수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수영장에서 연습한 안철수가 아니라 시정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자신이라는 얘기를 한 셈이죠. 경쟁은 경쟁이지만 오 후보도 어떻게든 단일화에 성공해서 '화학적 결합'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첫 맥주 회동에 이어 어제도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서울시 공동경영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하고 양당 정책협의체도 구성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어제 저녁때 만남까지 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 많은 기대감을 가지는 단계까지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후보는 후보대로 또 협상팀은 협상팀대로 정말 진심을 담은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어내서…]

두 사람이 서울시정을 함께 이끌어가겠다는 의미입니다. 누가 손흥민이 되든 간에 한 사람은 케인이 돼서 '골 같은 어시스트'를 기록하겠다는 말이겠죠.

이번엔 오랜만에 부산으로 내려가보겠습니다. 그간 제가 너무 야권 단일화에 매몰돼있어 부산에 소홀한 감이 좀 있었는데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간 박 후보는 MB 정부 국정원 사찰 문건에 대해 보거나 관여한 적 없다고 해왔죠. 그런데 어제 당시 사찰 문건 일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국정원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한 환경단체와 인사들을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인데요. 그 문건에 청와대 홍보기획관이 등장합니다. '홍보기획관 요청으로 작성됐다, 홍보기획관에게 배포됐다' 이런 문구가 적혀있던 건데요. 당시 홍보기획관이 누굴까요. 바로 박형준 후보입니다.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공격에 나섰죠.

[신동근 (음성대역) : 박 후보가 잡아떼서 넘어갈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이실직고하고 고해성사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모독한 불법사찰로 얼룩진 외투를 거친 채 태연히 부마 민주화항쟁 성지의 한복판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지, 참 입안이 씁쓸합니다.]

박 후보는 '홍보기획관실에서 누가 이런 자료를 요청했는지 확인할 도리가 없다', '난 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는데요. 한 언론에 따르면 해명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런 해프닝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건을 취재한 방송사 기자가 박 후보의 일정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는데요. 박 후보가 브리핑룸을 나서자 기자는 MB 국정원 사찰 문건을 박 후보에게 직접 보여주며 입장을 물었다고 합니다. 박 후보, 갑자기 문건을 들이대니 당황했나 본데요. "문건을 대변인실로 보내주면 검토하고 답변하겠다"고 말하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기자도 물러서지 않았죠. 계속 달려들어 물으니 박 후보도 태도를 바꿉니다. 기자에게 항의한 건데요. "문건이 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불쑥 답을 달라 하는 건 심하지 않냐. 이 자리에서 다투자는 거냐"고 말이죠. 그래도 쉽게 물러설 기자들이 아닙니다. 복도와 계단을 거쳐 박 후보가 차량 탑승하는 곳까지 쫓아가 거듭 질문했습니다. 결국 화가 난 박 후보, 취재진에 거칠게 쏘아 붙였습니다. "이러니 어용 방송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 아니냐"고 소리쳤다는 겁니다. 어용(御用),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자에 영합하여 줏대 없이 행동하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죠. 과거 영상을 찾아보니 박 후보, 평소 '어용'이란 단어를 즐겨 쓰는 거 같긴 하더군요.

[JTBC 썰전 236회 : 제가 오늘은 좀 어용 지식인 하겠습니다.]
[JTBC 썰전 239회 : 어용 지식인한테는 보내고…]

제가 박 후보 캠프 관계자랑 직접 통화해보니 감정이 좀 격앙돼서 박 후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해프닝 이후에 박 후보와 기자 모두 서로에게 사과하고 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민감한 선거 기간이죠. 박 후보로선 기자가 10여 년 전 사찰 문건을 직접 찾아내 예민한 질문을 계속하니 당혹스럽긴 했을 겁니다. 정부·여당이 반길 만한 취재 내용이기도 하고요. 선거철에 이런 취재를 하는 것 자체가 정부·여당의 편을 드는 행위라고 생각해 어용 방송이라는 말을 꺼냈을 텐데요. 해당 기자 입장에서는 크로스체크 차원에서 물어볼 수밖에 없었을 거 같습니다. 여당은 박형준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데요. 오늘은 박 후보 딸의 홍익대 미대 입시 비리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 당시 채점위원이었던 김승연 전 교수는 2000년 즈음에 박 후보의 부인이 딸과 함께 실기시험이 끝나고 찾아와 '잘 봐달라', '우리 딸 떨어지면 안 된다'고 했다는 청탁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 의원은 박 후보를 향해 "떳떳하다면 자녀 인적 사항, 홍대 입시 응시 여부 등을 공개해 의혹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는데요. 박형준 후보 측은 "어떤 자녀도 홍대 입시에 응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무리 선거가 급해도 거짓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건 저열한 선거공작"이라고 했는데요. 관련 이야기는 들어가서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정리합니다. < 안철수 "국민의힘과 손흥민-케인 같은 관계"…"박형준, 4대강 사찰 문건 연루 의혹"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