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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대지진 10년…피해 지역 여전히 '악몽'|아침& 세계

입력 2021-03-11 08:28 수정 2021-03-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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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오늘(11일)은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1만5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2천5백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최악의 참사가 할퀴고 간 상처의 흔적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수도 도쿄에서 300km가량 떨어진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곧이어 지진성 해일 이른바 '쓰나미'가 밀어닥쳤습니다. 높이 10m를 훌쩍 넘어서는 쓰나미는 해안 지역을 모조리 휩쓸었습니다. 마을들은 초토화됐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도 쓰나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바닷물이 들이닥치면서 전력 공급이 끊겼고 결국 내부 핵 연료를 식히지 못한 원전은 폭발했습니다. 다량의 방사능이 누출됐습니다.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최악의 삼중 재난이었습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의 악몽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후쿠시마현에는 여전히 연간 방사선 피폭량이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이른바 '귀환 곤란 구역'이 남아있습니다. 거주가 가능한 지역에는 '부흥 주택'이라는 이름의 주택 단지가 들어섰지만,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방사능 오염토 제거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향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후쿠시마현 피해 주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후쿠시마현 주민 : 전혀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빈 땅이 있습니다. 관광지도 남지 않았습니다. 사실입니다. (대피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은 단지 몇 사람뿐입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을 꾀하고 있습니다. 성화 봉송 출발지도 후쿠시마현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부흥 올림픽'은 커다란 암초를 만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해외 관중을 받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올림픽 개최를 강행할 방침입니다. 일본 전역에서는 도쿄올림픽 반대 시위와 반 원전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반원전 시위 참가자 : 아직 고향(후쿠시마현)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이 4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관련 보도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흥올림픽'만 열망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열지 못했던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 추도식을 오늘 도쿄에서 개최합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스가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일본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동일본 대지진은 지난 10년 동안 일본의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어떤 변화들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탈원전 움직임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여러 가지 큰 피해가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역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거기에 발생한 방사능 오염입니다. 이에 따라서 일본 내에서 그동안에 원전 제로 정책을 펼치면서 2014년에는 민주당 정권에서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마는 다시 아베 정권 들어와 가지고 원전 수출을 하면서 지금은 9기 정도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7할 정도의 일본 국민이 원전을 폐지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원전 반대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많은 과제도 남겼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바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입니다. 스가 정권은 이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겠다 이런 방침을 세운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습니다. 이거 굉장히 위험한 것인데요. 사실 일본 측 사정을 본다면 지금 오염수가 하루에 140톤씩 나옵니다. 지금 무려 저장된 것만 해도 124만 톤이고. 내년 말까지 137만 톤이 쌓이게 되면 더 이상 저장고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해상 방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데. 주변 어민들의 반대도 있고 또 한국, 중국의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심해서 일본 정부는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일본 내에서는 시민단체에서 어디까지나 이 오염수를 완전히 세슘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제거한 상태에서 방출할 수 있도록 기술이 될 때까지 이것을 중단해야 된다는 그런 주장이 여전히 지금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 부흥올림픽으로 계획을 했던 도쿄올림픽도 역시 난항입니다. 해외 관중을 받지 않겠다는 방안까지 나왔고요. 사실상 부흥올림픽은 불가능해졌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맞습니다. 이제 지금 부흥올림픽 자체는 불가능해졌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3월 25일 후쿠시마에서 성화를 봉송하는 행사가 시작이 되고요. 이것도 이제 무관중으로 합니다. 그래서 관중을 줄이더라도 올림픽은 추진한다. 왜냐하면 만약에 올림픽이 중단되게 되면 스가 총리가 퇴진할 가능성도 있고 일본의 경제라든지 주가라든지 또 국가 이미지 같은 면에서 크게 손상이 있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는 반드시 어떤 상태라도 추진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 총리였던 간 나오토 중의원 의원은 최근 JTBC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시마의 참사는 결국 지진과 쓰나미가 아닌 인재였다고 말했습니다. 도쿄전력은 지금도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며 후쿠시마가 통제되고 있다는 아베 전 총리의 말 역시 올림픽 유치를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악몽 속에 살고 있는 피해 지역 주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부흥 올림픽'이냐고 되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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