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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기니' 연쇄폭발 사고…사망자 100명 육박|아침& 세계

입력 2021-03-10 08:37 수정 2021-03-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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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난 7일,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적도기니에서 대규모 연쇄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는 계속해서 늘어 지금까지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폭발 현장 부근에서 또다시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적도기니의 대도시 바타에 위치한 군 기지에서 연쇄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군 기지는 물론이고 인근 주택의 지붕까지 날아갔고 창문들도 모조리 깨졌습니다. 인구 25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 전체가 초토화됐습니다.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폭발의 원인도 알지 못한 채 공포에 질려 도망쳤습니다. 피해 주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폭발 피해자 :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모르겠어요. 그냥 불이 났다는 것만 알아요.]

당초 3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물 잔해에 깔린 실종자와 중상자가 많아서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적도기니 보건부와 국방부는 지금까지 9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상자도 최소 615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적도기니 대통령은 군 기지에서 다이너마이트를 부주의하게 관리한 것이 폭발의 원인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의 아들인 부통령이 폭발 현장을 직접 찾았는데, 도시 전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로 자력으로는 수습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적도기니 정부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외교협력부 장관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시메온 오요노 에소노 앙게/적도기니 외교협력부 장관 :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불행한 상황에서 우호국과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중앙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사고의 피해가 이처럼 컸던 이유,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한규 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이번 폭발의 피해가 컸던 이유로 일단 적도기니 정부의 무능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구 150만 명의 작은 나라인데 원유 매장량은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요. 42년째 통치하고 있는 독재정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오랜 기간 동안의 장기집권이 지속됨으로써 나타난 안보 불감증의 일부라고 저는 봅니다. 특히 아프리카 제2민주화 시기에도 불구하고 현 대통령은 2003년 이후 3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됐는데요. 그때 득표율이 약 90%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이 시기의 아프리카 전체로 볼 때는 정말 획기적인 그런 기록이거든요. 이것은 다시 말하면 부정선거라든가 혹은 야당의 정치적 운동들이 철저하게 차단됐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는 국가 수입의 90%를 차지하는 석유와 이에 관련된 선진국들의 정권에 대한 무한신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고위 정치 엘리트층의 대부분은 대통령 친인척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들 중 바로 부통령, 즉 대통령의 아들이죠. 또한 이번 폭발사건에 군부가 전적으로 책임이 있는데 군장성 9명 중 7명이 대통령의 친인척입니다. 따라서 올바른 사고 조사는 물론 책임자 처벌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이런 부분이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냐에 따라서 사태가 좀 우리가 새롭게 추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적도기니 정부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자력으로는 현재 수습이 어려운 상황입니까?

    그렇죠. 그런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일단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우선 아프리카 스스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단계는 이웃에 있는 카메룬과 가봉이 빠르게 의료지원과 인프라 재건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필요가 있고요. 두 번째 단계는 아프리카 연합 차원, 유럽연합 그리고 국제금융기구죠, 이런 차원에서 바타 마을에 대한 재건과  특히 코로나 확산 예방 및 백신 접종에 도움을 주는 것이 이 바타 마을 사람들이 더 이상 이중고를 겪지 않도록 하는 그런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시민과 야권 세력의 반정부시위가 일어날 수 있는데요. 또 위기적인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말하면 미얀마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에서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폭발이 42년 동안 철권 통치를 이어온 응게마 정권에 매우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적도기니의 대도시 바타를 뒤흔들어놓은 폭발 사고가 적도기니의 정치권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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