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로 쪼갠 땅…LH 직원들 '꽃놀이패' 노렸나
[앵커]
LH 직원들에게 전문 투기꾼의 기술이 보이는 건 땅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3기 신도시 사업에선 천 제곱미터 이상의 땅을 사면 보상과 별개로 땅도 우선적으로 분양 받을 수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업에 적용된 특례인데, 이걸 정확히 노린 걸로 보입니다.
서영지 기자입니다.
[기자]
논란이 되고 있는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에서 땅 면적이 1000㎡ 이상이면 현금 보상과 별개로 지구 내에 조성된 단독주택용지를 우선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싼 감정가로 받는 땅인데 '협의양도인 택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은 대부분 농지 필지를 1000㎡ 이상으로 쪼개 샀습니다.
1000㎡가 넘는 농지를 사려면 영농계획서를 제출한 뒤 농지취득자격 증명서를 발급받는 등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그런데도 1000㎡로 쪼개 산 건 협의택지를 받으려 한 게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과거 대규모 택지개발에 적용됐던 택지개발촉진법은 땅을 등기내기 전에 미리 파는 전매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한 3기 신도시에선 협의택지를 전매할 수 있습니다.
가격제한 없이 팔 수 있기 때문에 협의택지를 받으면 시세차익을 크게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LH 관계자 : 최초로 조성된 토지를 공급받은 자의 경우에만 전매를 허용하게 되는 거죠.]
협의택지를 받지 않으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땅주인들에겐 꽃놀이패인 셈입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